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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 <서프라이즈> 크랭크인 고사
2002-01-11

2002년 1월 1일, 충무로 만화경

“다들 내려오라고 그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이춘연 대표, 몰려든 지우들과 취재진을 기다리게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어서 고사를 시작하자며 채근한다. 하지만 김진성 감독이 말을 번복, “슛 다시 간답니다”라는 우렁찬 전갈이 이내 계단을 통해 내려온다.

이화여대 정문에 자리한 4층 규모의 미용실은 이렇게 새해 첫날부터 1년6개월 만에 현장에 나온 제작자의 설렘과 데뷔작을 찍는 신인감독의 신중함이 여러 번 교차하고 있었다. 결국, 예정시간보다 늦게 치러진 고사. “1만원 이상이 든 봉투는 받지 않겠다”는 이 대표의 엄포성 멘트를 시작으로 <서프라이즈>의 순탄한 항해를 기원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극중에서 자신의 애인 정우(신하균)를 친한 친구인 하영(이요원)에게 뺏길 위기에 처하는 미령 역의 김민희는 신하균, 공형진 두 선배가 절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만,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이요원, 공효진에게 “언니, 절 할거예요? 난 하기 싫은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순애보> 이후, 1년 만에 두 번째 영화에 출연한 탓에 특히 지난해 촬영현장 나들이가 잦았던 둘에 비해선 큰절이 아무래도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결국 김민희는 아무런 말없이 점퍼를 벗고서 어른스레 절하는 언니들에게 떠밀려 숫제 막걸리를 진상하는 중책까지 떠맡았다.

새해 쏟아졌던 관심과 달리 제약된 공간에서 벌어진 고사인지라, 미처 절을 하지 못한 이들은 이날 이 대표의 구령에 맞추어 짧은 묵념으로 대신했다. 고사상 준비는 새벽 6시30분부터 촬영이 잡혀 있던 터라 제작실장이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했다지만, 전날 갑작스레 얼어붙은 도로 사정으로 결국 이날 급히 근처 점포에서 차려와야 했다고. 이후 스탭들은 오후 촬영을 위해 근처 식당으로 요기를 위해 몰려갔지만, 아침을 거르고 촬영장에 나온 배우들은 곧장 3층으로 끌려가(?)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의 반복되는 질문공세에 시달리는 난고를 겪어야 했다. 짜증을 부릴 법도 한데, 인터뷰가 맘에 차지 않으면 “다시 하겠다”는 세 배우의 열의에 홍보하는 이들은 등돌리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글 이영진 anti@hani.co.kr, 사진 이혜정 hjlee@hani.co.kr▶ 미치겠다! 우린 1월1일 0시부터 달린다

▶ [00:00] <반지의 제왕> 개봉한 메가박스 앞

▶ [03:30] 쿠앤필름의 시나리오 작업실

▶ [09:00] <마리 이야기> 배급 준비하는 배급전문회사 청어람 사무실

▶ [11:00] 음악감독 이동준 작업실

▶ [12:40] <서프라이즈> 크랭크인 고사

▶ [14:00] <예스터데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김석민 사무실

▶ [15:30] 서울극장 <나쁜 남자> 이벤트 홍보현장

▶ [17:50] KTB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의 하성근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