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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영화 <4월이야기>
2002-01-24

그 봄은 지독히 설레었네

四月物語 1998년, 감독 이와이 순지 출연 마쓰 다카코

<HBO> 1월27일(일) 낮 1시50분

청춘영화, 하면 둘째가면 서러워할 인물이 이와이 순지 감독일 터. 는 한 시간 남짓하는 중편에 해당할 만한 작업이다. 이와이 순지 감독은 “영화를 처음 만들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는 이와이의 다른 영화들보다 순진하고 풋풋하다. 아마도 대학 동아리에서 시간남을 때 영화를 만드는 학생이 를 연출했다고 해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엔 기묘한 ‘신출내기’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 미숙함과 재기발랄함이 곧 영화의 매력이 된다. TV 탤런트로 더 유명한 마쓰 다카코가 출연한 는 뮤직비디오 등에서 작업했던 이와이 순지의 프로 근성, 그리고 아마추어의 천진함이 공존하는 이색작이다.

우즈키는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대학 신입생이 된 우즈키에겐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할 따름이다. 우즈키는 시간이 남을 때면 학교 근처 서점에 들러 책을 사고 낚시 동아리에 가입해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우즈키가 자주 찾는 서점엔 실은 그녀가 여고 시절 동경했던 학교 선배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어느날 선배와 인사를 나눈 우즈키는 그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고 가슴 설렌다. 는 이와이 순지 특유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담는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우즈키의 여고 시절과 그녀의 짝사랑, 그리고 도쿄로 온 이유를 하나씩 알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녀 자신의 설명은 거의 없다. 영화 속 우즈키의 내레이션은 영화 끝 무렵에 잠깐 나올 뿐이다.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로 인해 간접적으로 설명되고, 모든 상황이 손쉽게 이해되고 정리되는 것. 스토리텔링 방식만으로도 ‘순정만화풍’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와이 순지를 설명하기엔, 뭔가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