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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몸짓... 빛바랜 `액션스타`들
2002-01-29

반담의 <디 오더>장 클로드 반담이 출연하면서 직접 각본까지 쓴 <디 오더>는 <용형호제> 같은 재키 찬(성룡)의 영화를 닮았다. 중동, 아프리카 등의 이국적 풍광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쫓고 쫓기며 벌이는 액션에 좌충우돌식 코미디를 섞은 게 그렇다. 밀교 집단에 국제 테러리스트를 한데 묶어 악의 집단을 만들고, 보물이나 고대부터 전해오는 비밀 따위의 코드를 배합한 것도 마찬가지다.십자군전쟁 때 예루살렘에 한 새로운 종파가 형성된다. 전쟁을 혐오하고 평화를 외치며 기독교와 회교도가 한데 모여 만든 이 종파의 이름은 `오더`이다. 십자군에게 공격받던 과정에서 이 종파의 경전인 `파자`의 마지막 장이 사라지고, `오더' 종파는 지하의 밀교가 된다. 현대에 와서 이 종파는 다시 부활하고, 지도자 중 한명이 사라진 파자의 마지막 장을 날조해 다른 종교를 상대로 성전을 치르려 한다. 여기에 고대 유물을 모험하듯 훔치며 살아가는 낙천적인 도둑 루디(장 클로드 반담)가 끼어든다.아무래도 반담의 액션이나 묘기는 재키 찬 만큼 유연하지 못하다. 재키 찬 영화와 차별을 기하려는 듯 아프리카 전통 무술 카포에라를 등장시키기도 하지만, 무용 같은 이 무술을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서 격투에 동원하다보니 리듬이 잘 안 맞는다. 이전의 반담 영화에 비해 액션의 남용이나 잔인한 장면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재미들을 짜임새있게 연출해내지는 못했다. 쉘던 레티치 감독. 2월2일 개봉.임범 기자isman@hani.co.kr

슈워제네거의 <콜래트럴 데미지>지난해 9·11 테러로 개봉이 연기됐던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액션 영화 <콜래트럴 데미지>가 다음달 8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감독 앤드류 데이비스. 아내와 한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인 소방관 고디 브루어(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어느날 엄청난 비극에 말려든다. 아내와 아이를 만나기로 한 곳에서 폭발물이 터져, 처자식이 눈앞에서 끔찍하게 희생당한 것이다. 테러범은 콜롬비아 극좌 반군의 우두머리인 클로디오(클리프 커티스)로 밝혀졌건만 수사가 제자리서 맴돌자, 고디는 콜롬비아로 탈출한 클로디오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혈혈단신 밀림에 뛰어든다.콜롬비아에 군사고문단을 파견한 미 중앙정보국 남미 책임자 브랜트(엘리아스 코티아스)는 콜롬비아 반군의 근거지를 쓸어버리기 위해 고디를 미끼로 이용할 계획을 세우고, 클로디오 역시 고디를 이용해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에서 제2의 테러를 감행한다.고디는 테러범의 처자식조차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인간애의 화신이고, 클로디오는 자기 처자식조차 테러 수단으로 이용해먹는 비열한 패륜아다. 이런 작위적 설정들은 어색함을 넘어 불쾌감을 줄 정도다. 한때 액션 배우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아놀드가 낡은 활극과 식상한 캐릭터를 위해 몸 던지는 걸 지켜보는 일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은 `마지막 액션 히어로`의 구차한 노경을 보는 것 같기만 하다.이상수 기자lee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