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제52회 베를린영화제 개막
2002-02-04

2월6일부터, <나쁜 남자>등 23편 경쟁제52회 베를린영화제가 오는 2월6일 개막한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12일의 행사기간 동안 독일감독 톰 티그베어의 신작 <헤븐>에서 찰리 채플린의 고전 <위대한 독재자>에 이르는 400여편의 작품을 소개하게 된다.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를 비롯, 경쟁 부문에 진출한 23편의 작품이 황금곰상을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되며, 전체 상영작 중 18편이 월드 프리미어로 선을 보인다.최근 몇년 동안 영화제의 노선과 정체성을 읽을 수 없는 방만한 작품 선정으로 비난을 샀던 베를린영화제는 올해 심기일전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새로 취임한 집행위원장 디이터 코슬릭은 독일지역 필름 파운데이션의 책임자를 지낸 이력에서 짐작했듯이 국제영화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자국영화 살리기`에 앞장설 태세다. 독일영화 관련 섹션만 두개. 23편의 경쟁작 중에서 4편이 독일영화이며, 이중에는 <롤라 런>의 감독 톰 티그베어의 신작이자 영화제의 개막작인 <헤븐>이 포함돼 있다. 또한 유럽영화가 모두 14편을 차지하고 있어, 예년에 비해 할리우드에 경도된 듯한 인상은 덜하다.올해 프로그래밍의 또다른 특징은 9·11 뉴욕 테러사건의 파장과 그 원인을 돌아보자는 것. 디이터 코슬릭 위원장은 “정치적인 현실과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될 것”이라는 말로, 올해 영화제의 테마를 갈무리하고 있다. `폭력과 테러 불감증`을 다룬 영화 <블러디 선데이>를 개막 이후 최초의 상영작으로 선정한 것도 그런 이유.경쟁 부문에서 거장의 작품은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감독의 지명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들은 꽤 있다. 코스타 가브라스의 <아멘>, 베르트랑 타베르니에의 <안전 통행권>,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라세 할스트롬의 <시핑 뉴스>, 프랑수아 오종의 등. 아시아 작품이 3편에 불과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나 사카모토 준지의 <KT> 여러모로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영화로는 <로얄 테넨바움> <시핑 뉴스> <몬스터스 볼> 등 오스카의 막강 후보작들이 경쟁 부문에 올라 있다. 공식 부문의 비경쟁 작품들도 만만치 않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 이은 빔 벤더스의 또다른 음악영화 <쾰른 송가-로큰롤 필름>, <래리 프린트>과 <맨 온 더 문>으로 베를린에서 환대받은 밀로스 포먼의 <아마데우스 디렉터스컷>, 76년에 이미 황금곰상을 수상한 바 있는 로버트 알트먼의 <고스포드 파크>, 헝가리감독 이스트만 자보의 <동조> 등이 줄지어 있다. 파노라마 부문에선 이와이 순지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유키사다 이사오의 <고>를 비롯한 55편의 작품이, 인터내셔널 포럼 부문에선 안제이 바이다의 <나는 기억한다>, 오가와 신스케의 <만잔 베니가지> 등 57편의 작품이 선보인다.올해 수상 부문을 살펴보면, 음악 부문이 신설돼, 은곰상이 하나 더 추가됐다. 또 <프리미어>가 수여하는 데뷔작상이 신설돼, 30여편의 후보 중에서 한편의 우수 데뷔작을 가리게 된다. 평생공로상은 로버트 알트먼 감독과 이태리 여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수상할 예정. 현재 베를린행을 결정한 스타들로는 <뷰티풀 마인드>(비경쟁)의 러셀 크로, <시핑 뉴스>의 케빈 스페이시, <헤븐>과 <시핑 뉴스>의 케이트 블란쳇, <아이리스>의 주디 덴치를 비롯, 카트린 드뇌브, 하비 카이틀, 마리사 토메이 등이 있다. 한편 행사기간 열리는 유러피안 필름 마켓(EFM)에는 420편의 영화, 4000여명의 게스트가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