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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초청감독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2002-02-18

"독일 베를린영화제는 지난 3일 끝난 네덜란드로테르담영화제에 비해 훨씬 대규모여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초청작이 너무 많은데다가 경쟁작 중심으로 진행돼 각국 영화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는 로테르담이 훨씬 좋았습니다." <낙타(들)>의 박기용 감독과 함께 <고양이를 부탁해>(제작 마술피리)를 제52회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에 출품시킨 정재은(33) 감독이 15일 기자시사회를 시작으로 영화제 관객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비경쟁부문이어서 공식 기자회견은 없었으나 많은 기자들이 개별 인터뷰를 신청해오고 있고 「스크린」의 일일소식지 15일자에서도 영화 스틸사진이 크게 실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16일과 17일 세 차례 열릴 일반시사회에서는 관객과의 질의응답 순서도 마련될예정이다. 바이어들의 상담문의도 활발해 스칸디나비아제국, 일본, 홍콩 등에 대한수출계약도 이뤄졌다."여성의 성장을 다룬 영화가 유럽에는 워낙 많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대단히 궁금했습니다. 독일 관객들은 주인공인 지영(옥지영)과 태희(배두나)의 관계에서 동서독의 관계를 연상하며 공감을 표시하더라구요. 경제적 여유가 있고 마음씨도 너그러운 태희(서독)가 가난에 찌들어 탈출구가 없는 지영(동독)을 포용한다는설정이 닮았다는 것이지요. 또 태희가 먼길을 떠나면서 독일제 쌍둥이표 칼을 사는장면이 등장하는데, 별 반응이 없었던 한국과 달리 이곳 관객들의 표정에는 반가운기색이 완연하더군요." 지난해 10월 개봉된 <고양이를 부탁해>는 관객들의 재상영운동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골수 영화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제6회 부산영화제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춘사예술제 기획상ㆍ연기상ㆍ심사위원특별상, `2001년 여성관객이 뽑은 최고영화`, 청룡영화제 신인여우상,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등을 휩쓸었다. 로테르담영화제에서는 네덜란드비평가협회상 부문에서 특별언급됐다. 여자상업고교를 막 졸업한 5명의 친구가 사회와 맞닥뜨리면서 각기 놓인 처지에따라 다양하게 살길을 찾는다는 것이 기둥줄거리로 섬세하고도 차분한 연출 솜씨가높이 평가됐다.베를린영화제가 올해부터 비경쟁부문 초청작까지 포함하는 데뷔작상을 신설하기로 결정해 정 감독은 내심 수상 가능성도 기대했으나 심사대상에서 다른 영화제 수상작 등을 제외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이럴 줄 알았다면 베를린에 처음 출품할 걸 그랬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덕분에 쉽게 오기 어려운 유럽을 실컷 구경하고 있으니까요.로테르담 폐막 후 영국을 거쳐 이곳에 왔고 베를린이 끝나면 체코로 넘어갈 거예요.이달 말 한국에 돌아가 다음 영화를 천천히 구상해봐야죠." 그의 차기작 구상은 더 늦어질지도 모른다. <고양이를 부탁해>가 이미 프리부르(스위스), 마델 프리타(아르헨티나), 홍콩, 에딘버러(영국) 등의 초청작 명단에도올라 그의 해외 나들이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