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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멀홀랜드 드라이브> 9분 잘렸다
2002-02-18

국내에서 상영된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온전한 필름이 아니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원래 상영시간은 145분인 반면 개봉 당시와 현재 재개봉중인 프린트의 상영시간은 136분. 약 9분 정도의 필름이 삭제된 채 상영된 것이다. 물론 각종 시사회에서 틀었던 영화도 삭제된 버전이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칸영화제와 국내 극장 상영시 두차례 영화를 본 어느 관객의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삭제된 곳은 베티가 연기수업을 받는 대목으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복잡한 내러티브때문에 잘린 흔적을 찾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수입사인 감자의 대표 김원국씨는 삭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2시간 25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으로는 극장을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순간적인 판단착오 때문에 생긴 실수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지난해 11월30일 서울시내에선 메가박스 1개관에서 잠시 개봉했을 뿐이고 연말부터 하이퍼텍 나다에서 재상영을 했다.어쨌든 극장에 걸어야 한다는 절박감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수입사의 결정은 분명 최악의 선택이었다. 관객은 한구석에 칠이 안 된 그림을 보며 열광하거나 실망한 셈이고 작가 데이빗 린치는 농락당한 것이다. 그간 뤽 베송의 <제5원소>, 스파이크 리의 <썸머 오브 샘> 등이 이런 삭제 파동을 겪었지만 <멀홀랜드 드라이브>처럼 삭제 사실이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은 사례는 드물었다. 수입사는 DVD와 비디오는 원판대로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것만으로 면죄부를 받기엔 너무 나쁜 실수를 한 것이다.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