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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리포트] 이탈리아영화 나폴리로 중심이동
2002-03-05

살바토레 피시첼리 선두로 극단출신 나폴리 출신 영화인들 활약 두드러져이탈리아영화의 중심이라 한다면, “영화는 가장 강한 무기”라는 슬로건 아래 무솔리니에 의해 세워진, 말 그대로‘영화의 도시’라 할 수 있는 세트장 치네치타와 영화학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국립영화센터(Scuola Nazinale di Cinema, 1905년 설립)가 위치한 로마다. 영화라는 강한 무기는, 이제는 TV의 침공을 받아 참패했고, 네오리얼리즘의 힘도 사라진 90년대 중반까지 이탈리아영화의 중심은 토스카나 지방의 감독들(로베르토 베니니, 레오나르도 피라초니, 다리오 아르젠토 등)로 옮겨갔다. 이들은 이탈리아영화의 중심부로 진출해 코미디, 멜로, 공포 등 여러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이런 지역적 흐름이 남쪽의 항구도시인 나폴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나폴리 출신의 여러 감독, 제작자, 배우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낙후된 땅 나폴리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겨 이탈리아영화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이탈리아영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나폴리 출신 영화인들은 극단을 꾸려 활동했던 연극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마리오 마르토네, 파스콸레 마리, 안젤로 쿠르티, 안드레아 렌지 등은 70년대 고등학생 시절부터 ‘팔소 모비멘토’라는 극단에서 여러 작품을 무대에 올렸으며, 해를 거듭해 인원을 추가하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2년 같은 그룹 안에서 시나리오, 연출, 연기까지 모두 소화해낸 첫 영화 <수학 선생님의 죽음>으로 영화계의 문을 두드린 이들은 그뒤 <베리피카토레>(1995), <종이 인간>(1996), <극단의 전쟁>(1998) 등을 선보이며 흥행성 있는 작품보다 자신들의 표현을 중요시 여기는 실험적인 성향의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나폴리 연극의 새로운 물결을 주장하며 설립된 극단 ‘파노라믹스’ 역시 새로운 영화 인력의 양성소다. 촬영, 무대미술, 음악 등에서 활동하는 디오니시오, 아체타, 무셀리, 콰드리 등의 스탭과 인체르티, 마요, 미니에로, 제노베제 등의 감독, 할리우드로 진출해 <진주만>과 <글래디에이터>에 출연했던 여배우 키아마 아라나 등이 함께 이탈리아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이 만든 영화는 <옳지 않아> <될 대로 되는 인생> <집으로 돌아오며> <한 사람 더> 등이며 이중에서 <빨간 달>은 200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인정받기도 했다.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나폴리 출신 영화인은 맏형격인 살바토레 피시첼리이다. 피시첼리 감독 역시 독립영화를 고집하며 개성있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젊은 네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중주>가 지난해 12월 많은 관심 속에 개봉해 좋은 평을 받은 바 있다. 또 현재 개봉중인 여성감독 니나 디 마요의 첫 장편영화 <겨울>, 파올로 제노베제와 루카 미니에로 감독이 함께 만든 <환상적인 나폴리>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영화를 살리기 위해서는 베니니식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던 이탈리아영화계에서 말없이 자신들의 강한 색깔을 창조하며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는 나폴리 출신의 감독들은 서서히 인정을 받고 있다. 비록 상업적인 반응은 크지 않지만 극단의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시작된 이들의 움직임은 결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로마=이상도 통신원<사진설명>영화 <사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