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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하고 또 하고
2002-03-18

코언형제 신작 비롯 10여편 물망, <오션스 일레븐> 등 흥행에 힘입어 열기 가열할리우드에 재활용이 대유행이다. 한때 대중적으로 또는 비평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던 고전들의 리메이크 유행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점점 가열되고 있는 것.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현재 제작 진행중인 리메이크작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할리우드 리메이크 트렌드의 원인을 짚어냈다. 현재 리메이크가 진행되고 있는 작품 중에서 비교적 윤곽이 뚜렷이 잡힌 것들로는 코언 형제의 <갬빗>과 조너선 드미의 <찰리의 진실>이 있다. 1966년작인 <갬빗>은 마이클 케인과 셜리 매클레인이 뜨내기 강도로 출연한 로맨틱코미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찰리의 진실>은 캐리 그랜트와 오드리 헵번이 주연했던 63년작 <샤레이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밖에도 앨프리드 히치콕의 <서스피션>, 제인 폰다 주연의 <바바렐라>, 어린이들의 영원한 고전 <찰리와 초콜릿 공장>, 컬트가 된 공포영화 <텍사스 살인마>,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의 <하비>의 리메이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전에 리메이크된 적 있는 작품들도 타깃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스트레인저>은 3번이나 리메이크됐지만, 현재 워너에서 다시 제작중이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황야의 7인>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지만, 최근 MGM과 미라맥스가 새로운 리메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의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와 스페인의 <오픈 유어 아이스>에 이어, 최근 노르웨이의 <슬립워커>와 독일의 <엑스페리먼트> 등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에 대한 리메이크 작업도 활발한 편이다. 최근 할리우드의 리메이크 유행은 지난해 <오션스 일레븐>과 <혹성탈출> 등 리메이크작들의 성공에 고무된 바 크다. 이들 두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6억9800만달러에 이르니, 스튜디오와 프로듀서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그러나 이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프로젝트 개발비가 상승하고 있고, 투자자들이 갈수록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를 원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과거의 흥행작을 리메이크하는 것. 따라서 9천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유니버설사나 6500편에 달하는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는 워너브러더스가 리메이크 제작에 비교적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좀더 긍정적인 이유도 있다. 참신한 아이템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고전은 때로 새로운 영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갬빗>의 리메이크를 진행중인 유니버설사의 입장이 그렇다. “최근 몇년간 반복돼온 로맨틱코미디의 컨벤션을 벗어난, 전혀 색다르고 신선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그러나 작품성이나 흥행성이 검증된 원작영화라고 해서, 성공적인 리메이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노먼 주이슨의 75년작 SF액션을 리메이크한 <롤러볼>이나 빌리 와일더의 걸작 로맨틱코미디를 리메이크한 <사브리나>, 앨프리드 히치콕의 대표적인 스릴러를 리메이크한 <싸이코> 등 실패한 케이스가 적지 않다. 또 걸작 고전의 리메이크일수록 팬들의 반감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리메이크를 제작 진행중인 프로듀서들은 대부분 “원작과 다르거나 더 낫거나 혹은 그 둘 다”임을 확신하지만, 그것은 무엇보다 향후 몇년 동안 속편과 리메이크의 홍수에 시달려야 할 관객의 바람인 것이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