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파리리포트]다큐멘터리 <1974, 선거운동의 한 단면>, 제작 28년만에 일반에 공개
2002-03-18

대통령 지스카르 데스탱: 기획·제작·주연지난해 <아멜리에>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상징되었던 프랑스영화 부활의 움직임은 올해도 이미 전국 1200만명을 넘어선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타 여배우들을 총집합시킨 프랑수아 오종의 의 성공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화려한 픽션영화들의 성공 속에서 한 다큐멘터리가 이들 픽션영화에 못지않은 언론의 집중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그 영화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작가인 레이몽 드파르동의 . 이 영화는 1974년 퐁피두 대통령의 사후 실시된, 우파의 지스카르 데스탱과 좌파의 미테랑이 맞붙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스카르 데스탱의 선거운동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평범한 직접영화 형식의 다큐멘터리가 주요 언론의 전면을 차지하는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이 다큐멘터리의 기획자이자 제작자이고, 또 주인공이기도 한 지스카르 데스탱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28년 동안 이 영화의 공개를 금지시켰다가 새 대통령 선거를 몇달 앞둔 지금 이 영화를 일반 대중에 공개하기로 결정내렸기 때문이다.단지 28년 동안 상영이 금지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숱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이 영화가 공개되자 가장 먼저 나온 반응은 지스카르 데스탱에게 하나도 부정적이지 않은 이 다큐멘터리를 왜 본인이 그토록 오랜 시간 금지시켰냐는 의아함이다. 대통령 선거날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도 한치의 초조함도 내비치지 않고, 최종결과가 나오기엔 이른 시간 반복되는 분석이 지겹다며 채널을 돌려 미국 연속극을 보는 여유를 보이는 모습에 관객은 웃음을 참기 어려워진다. 당사자와 감독의 말을 종합해보면 오랜 금지의 이유를 짐작해볼 수는 있다. 절대 개입, 해석하지 않고 기록만 해 감독의 존재 자체를 지우겠다는 감독의 다짐은 작은 선택의 순간마다 감독의 의지에 관계없이 흔들리고, 카메라의 존재를 잊은 양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최선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주인공은 매 순간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이 영화의 오랜 금지는 영화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준다. 감독이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도덕적인 권리’로 감독이 동의하지 않는 한 완성된 영화를 그 누구도 변경시킬 수 없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카메라에 담긴 주인공이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완성된 영화에 불만을 느꼈을 때, 영화가 공개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 의 경우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이 제작자이자 동시에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감독은 당사자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 오늘날에라도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1974년 당시 48살로 이 영화를 개인의 삶의 기록으로 여겼던 지스카르 데스탱이 이제 76살의 고령으로 자신을 역사 속에 자리매김하면서, 이 영화가 한 시대의 기록으로 남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파리=성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