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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시상식 이모저모
2002-03-26

아카데미상 역사상 최초로 3명의 흑인배우가 남우주연상은 물론 여우주연상과 공로상까지 상을 탄 이날 행사의 사회는 공교롭게도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맡았다. 우피 골드버그는 흑인 수상자의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으며, 수상소감이 이어질 땐 후보에 올랐던 스타들도 눈물을 글썽거렸다. 덴젤 워싱턴은 “내가 학교에서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되고싶다고 했을 때 주변의 학생들은 모두 나를 비웃었다”며 흑인배우로서 겪어온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공로상을 탄 시드니 포이티어를 가리키며 “당신을 늘 좇아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존경심을 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디 앨런 감독이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감독상을 탈 때도 뉴욕 클럽에서 색소폰을 불어야 한다며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었다. 9.11 테러 이후 처음 열린 시상식에 아카데미 위원회는 뉴욕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을 특별편집했고 우디에게 이 소개를 맡겼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 속에서 등장한 그는 “내 상을 취소하러 전화한 줄 알고 이미 트로피를 전당포에 맡겼버렸다”고 유머를 과시하는가 하면 “많은 이들이 뉴욕에서 영화를 만들길 바란다”며 변함없는 뉴욕 사랑을 고백했다. 신설된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의 후보 거명 때는 작품들의 주인공이 진짜 관객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화면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슈렉>에게 상이 돌아가자 <몬스터 주식회사> 주인공 설리와 마이크는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드림웍스에 패한 월트 디즈니는 대신 <몬스터 주식회사>가 주제가상을 탄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무려 16번이나 아카데미에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히 떨어졌던 랜디 뉴먼은 주제가상 트로피를 받아들고 “나에게 수많은 모욕의 기회를 줬던 아카데미에 감사한다”고 그동안 쌓였던 한을 털어놓았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