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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은행강도의 오락극 <밴디츠>
2002-03-29

어느날 충동적으로 벌인 탈출에 성공한 교도소 동기 조(브루스 윌리스)와 테리(빌리 밥 손튼)는 “멕시코의 아카풀코에 근사한 호텔을 지을 때까지”라는 조건으로 은행강도 영업에 나선다. 이른바 `숙박 강도단'이다. 자신들이 찍어놓은 은행의 은행장 집에 거사 전날 밤 찾아가 밤을 지낸 뒤 다음날 아침 함께 은행으로 들어가 돈을 갖고 나오는 방식이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 로드무비 형식의 은행강도 행각 등 새영화 <밴디츠>는 심각해지기 쉬운 할리우드 영화의 고전적 재료를 `해피엔딩'으로 무리없이 풀어낸 오락영화다. 터프가이 조의 화끈한 결단력에 테리의 꼼꼼한 전략이 합쳐져 이들은 이내 전국적 `스타'가 된다. 승승장구, 죽이 맞던 이들의 관계는 따분한 결혼생활에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던 변호사 아내 케이트(케이트 블랑쳇)가 합류하면서 꼬여간다. 두 남자는 차례로 케이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여자는 누구도 선택할 수 없다고 한다. 갈등이 깊어지자 케이트가 떠나고 이들은 마지막 한탕을 벌이기로 하지만, 가장 큰 위기에 몰리고 만다. 이야기 전개가 다소 늘어지지만, 인물들의 성격묘사 만큼은 인상적이다. `걸어다니는 종합병원' 처럼 온갖 약병을 들고 다니는 빌리 밥 손튼의 미묘한 표정과 섬세한 성격연기 역시 일품이다. 등장인물들과 잘 어우러진 보니 테일러, 아레사 프랭클린의 노래들도 흥을 돋운다. 영화 초반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죽음을 떠올리던 관객들의 예상을 뒤엎는 결말 부분은 유쾌하기만 하다. 베리 래빈슨 감독, 29일 개봉.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