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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블레이드2>
2002-04-04

태양과 은과 마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반인 반흡혈귀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는 흡혈귀 처단에 나선 전사다. 아버지와 같은 존재 위슬러(크리스 크리스토퍼슨)를 흡혈귀들 손에서 구해내고 돌아온 다음날, 철천지 원수인 흡혈귀 왕국의 다마스키노스왕이 블레이드에게 화해를 청한다. 사람 피뿐 아니라 흡혈귀의 피까지 빼앗는 변종 흡혈귀 `리퍼`를 물리치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은과 마늘이 통하지 않는 막강한 적 리퍼의 유일한 약점은 `빛`이다. 블레이드는 자신을 없애기 위해 훈련받은 흡혈귀 블러드 팩을 이끌고 리퍼와 맞선다. 하지만 리퍼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블레이드는 리퍼뿐 아니라 다마스키노스와도 싸움을 벌이게 된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붉은 피의 파티, 원로 흡혈귀에 대항하는 신세대 흡혈귀 프로스트, 현란한 테크노 음악…. 당시만 해도 생소한 캐릭터와 액션을 선보이며 `테크노 뱀파이어 영화'라는 평을 들었던 1998년작 <블레이드>는 찬반이 확실히 갈리는 영화였다. 4년 만에 감독을 바꿔 돌아온 <블레이드 2>는 전편보다 훨씬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영화다. 배경인 체코 프라하의 분위기도 매력적이며, 선악대결 구도가 분명한 이야기를 현란하고 강력한 액션에 실어 쉴새없이 쏘아댄다. 검은 코트를 휘날리며 다니는 무표정한 블레이드 역에 스나입스만큼 어울리는 이도 없다. 하지만 “고전적이고 로맨틱한 모습보다 두려운 존재로서 흡혈귀를 그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 탓일까. 대중성이 커진 만큼 전작 특유의 분위기는 반감된 듯하다.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서 더이상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는 블레이드의 모습이나, 아버지에 대한 애증을 품음 직한 리퍼가 단지 무시무시한 괴물로만 비치는 점은 아쉽다. 전편을 본 뒤 이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성격을 더 즐길 수 있을 듯하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5일 개봉. 김영희 기자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