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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상자료연맹은 어떤 단체
2002-04-16

영화사의 산파“우리는 25년 동안 영화사를 연구해왔으며 역사가란 필름보관소, 도서관 또는 그 밖의 개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됐다.”(크리스틴 톰슨·데이비드 보드웰, <세계영화사>)영화의 역사는 역사가들의 혜안과 통찰에 의해 쓰여지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사료(史料)라 할 수 있는 영화 필름이 분실됐거나 훼손됐다면 존재할 수 없다. 보통의 역사가들이 사료로 삼는 서적이야 보관이 비교적 쉽지만, 영화사의 사료인 필름은 온도와 습도 등을 알맞게 조절해주지 않는다면 폐기조차 힘든 ‘공해물질’로 전락하게 된다. 영상자료원 또는 필름보관소의 존재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1930년대 스웨덴, 독일, 영국,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생겨나기 시작한 영상자료원은 그동안 영화의 역사가 탄생하는 분만실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왔다. 1938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세계영상자료연맹(FIAF)은 30년대 중반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이전까지 만들어진 무성영화가 상업적 가치를 상실하자, 이들 필름을 수집해 복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이러한 영상자료 보존운동은 곧 전 세계로 확산됐고, 차츰 제작자와 정부 또한 관심을 기울이게 돼, 세계영상자료연맹은 현재 70여개국 125개의 필름 아카이브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영상매체의 보존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필름의 보존과 분류, 목록화 등을 연구하기 위한 각종 기술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 영상매체 보존에 관한 국내법, 국제법을 만들고 각종 상영회, 도서, 목록집 등 출판물 발간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 주도로 아시아영상자료연맹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번에 열리는 제58차 총회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행사. 집행위원회 외에도 ‘아시아영화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과 ‘필름 디지털화의 새로운 기술’이라는 주제의 워크숍도 함께 개최된다. 전 도쿄대 총장이자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아시아영화의 보편성 및 특수성’, 영국의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의 ‘영화사와 비평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미국 로체스터대학 영화학과 조안 버나디 교수의 ‘일본 무성영화 연구: 학문적 경험으로 본 일본영화’ 등의 주제 발표가 관심을 모은다. 이외에도 아시아 각 나라의 필름 보존 활동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 또 22일에는 신출씨가 변사로 나서 <검사와 여선생> 특별 시사회를 갖고, 조희문 교수가 ‘변사, 무성영화의 그림자’라는 주제 발표를 하게 된다.▶ 아시아영화의 위대한 유산을 보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