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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집으로…> 흥행 비결 뭘까
2002-04-17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라 눈물이 났습니다." 일곱살 짜리 개구쟁이 도시 아이와 일흔 일곱 살의 시골 할머니와의 짧은 산골동거 이야기가 전국 극장가를 눈물에 젖게 하고 있다. 영화 <집으로…>(이정향 감독ㆍ5일 개봉)가 개봉 2주째인 14일 오후 전국 관객10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좌석 점유율은 86%. 기존의 흥행공식인 인기스타 출연이나 극적반전, 물량공세를 철저히 무시한 이영화가 '영화의 힘'에 100% 기대 이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평단과 충무로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영화의 인터넷홈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영화 관련 사이트에는 "조폭 영화에 지쳐있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삶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평온한 마음을 갖게 해줬다"는 등 <집으로…>의 감동을 전하는 감상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영화는 또한 극장가의 주된 '고객'인 20대 일변도의 관객층을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극장가에서는 손자·손녀, 며느리, 할머니 등 3대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개봉 당일보다 서울 11개, 전국 42개 스크린을 추가로 잡아 서울 41개, 전국 122개 스크린에서 확대개봉했다. `평생 한 번도 극장에 가보지 못했다'는 주연 배우 김을분(77)할머니는 이 영화한 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모 방송사 토크쇼에 출연한데 이어 최근 쇄도하는 인터뷰와 CF출연 요청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인터넷 사이트인`다음카페'에는 김 할머니의 팬클럽까지 생겼을 정도다. 그런가하면 <집으로…>는 이미 일본 트윈 영화사와 중국 차이나스타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메이저 배급사를 포함, 전세계 10여개국에서 수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제작사인 튜브픽쳐스가 전했다. 이에 대해 영화평론가 김소희씨는 "스타 시스템과 몇몇 입증된 흥행 코드에서 벗어났음에도 대형 흥행을 기록한 만큼 향후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영토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특히 여성 흥행 감독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한국인들이 가진 농촌과 모성, 고향 등에 대한 이상화된 심리나 귀향의식, 부채의식을 적절히 활용한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흥행 원인을 분석하면서 "관객들의 고정 관념과 훈련화된 이미지에 관습적으로 기댄 점은 지적해야 할 부분"이라고 평했다. 영화사 씨네월드의 조철연 이사는 "한동안 쏟아졌던 조폭이나 코믹 영화와 달리 가족 관계를 독특한 시추에이션 속에 완성도 높게 그려낸 점이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