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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리포트]반(反)르펜 운동, 문화예술계에도
2002-05-06

영화 사전지원금 제도 재고 등의 문화예술정책 반대하는 8천여 문화예술인들 대대적 집회프랑스영화계에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영화의 가장 중요한 투자자로 비방디-유니버설의 계열사인 케이블채널 카날플러스의 사장 피에르 레스큐어가 지난 4월16일 비방디-유니버설 회장 장 마리 메시에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전격 해임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며칠 뒤 4월21일 프랑스 대통령 1차 선거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극우파 국민전선 후보 장 마리 르펜이 시라크 현 대통령과 함께 뽑히면서 분위기가 더욱 악화됐다. 카날플러스와 영화계의 공생관계는 공공기관의 조정 아래 카날플러스와 영화계가 맺은 협약에 근거한다. 카날플러스는 2004년까지 총사업액의 20%를 영화에 투자하고 방영영화의 60%를 유럽영화에 할당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특히 1999년 영화계와 맺은 ‘다양성 확보’ 조항으로 카날플러스는 총투자액의 절반을 예산이 534만유로 이하인 중저예산 영화에 투자해야 한다. 이 덕에 작가영화들이 끊임없이 제작될 수 있었던 것. 문제는 다른 경쟁 유선채널의 등장과 해외 사업확장으로 카날플러스가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고, 비방디-유니버설에 합병된 이후 본사의 압력을 받으면서 영화투자 의무조항의 완화를 원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해임된 사장 레스큐어가 그동안 영화계와 협상중이었던 것은 중저예산 영화 투자를 줄이고 좀더 대형 프로젝트쪽으로 투자를 몰아가는 것이었다. 영화계는 그동안 대화가 가능한 상대였던 레스큐어의 해임 자체가 이후 카날플러스의 투자방향의 급선회를 예고하는 적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프랑스 대통령 선거 2차 투표 후보 중 하나인 극우파 장 마리 르펜의 문화정책이 공개되면서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체에 반르펜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고 있다. ‘아름답고 좋고 진실함’이란 단순한 3대 원칙 아래 프랑스 문명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르펜의 문화예술정책에 따르면, 영화의 경우 현재 가장 중요한 국가보조장치인 사전지원금 제도가 재고되게 될 것이라고 한다.103개 문화예술단체 주도로 8천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은 지난 4월28일 대형 공연장인 제니스에서 대대적인 집회를 열어 적극 대응했는데 이렇게 많은 문화예술단체가 하나의 명분을 위해 단체행동을 한 것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성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