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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2002 극 . 실험영화 부문 (2)
2002-05-17

방귀도 뿡뿡 뀌면서 자신감 있게 살아

M/T교수의 외출

한상준 / 20분 / DV6mm컬러

8년 동안 밥 딜런의 <블론드 온 블론드> 앨범만을 들으며 연구실에서 두문불출한 M교수의 기이한 외출기. 8년이 지나 드디어 자신을 알파빌에 데려다준다는 ‘레미 코숑’을 만나기 위해 외출하지만 약속장소인 국도극장은 없어진 지 오래다. 주차장에서 밤을 지샌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알파빌에 가게 된다. 여러 고전들을 인용하는 이 작품은 시네필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판타지무비.

그들은 캘리포니아에 살았다

백재영 / 30분 / 16mm컬러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유학생 부부의 동상이몽을 통해 인간관계의 소외를 담담히 이야기하는 작품. 여자는 결혼을 하고 미국에 와 사는 현재에 만족하지만, 남자는 ‘과거가 그랬듯 현재도 힘들고 미래 역시 불안하다’고 한다. 1999년 12월31일, 이들의 주관적 감회는 가장 극적으로 엇갈린다.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가며 이들을 보여준다.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

원숙현 / 25분 / DV6mm컬러

‘인어공주’ 이야기를 성욕과 배신, 불안과 죽음의 스토리로 재해석한 ‘동화 다시 쓰기’. 하체에 생선을 끼운 바비인형인 인어공주는 문어와 몸을 섞고서야 인간이 된다. 그 순간, 인어공주 비디오를 보고 있던 소파 위의 여자와 비디오 속 인어공주는 위치가 뒤바뀐다.

짧은 여행의 기록-광주

김백준 / 16분 / 16mm컬러

“요즘 누가 망월동엘 가냐, 5월도 아닌데.” 1980년 5월의 광주를 느끼고자 광주로 여행을 간 주인공은 친구의 비아냥에도 불구, 망월동을 찾는다. 국립묘지처럼 단장된 망월동 묘지에서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카메라는 담담하게 서울행 버스에 오르는 주인공을 비춘다.

연애담

박성오 / 28분 / 16mm컬러

만화가 형주와 은행 대출계 직원 연경은 아주 오래된 연인이다. 어느 날 연경은 술에 절어 형주의 집을 찾는다. 그들은 섹스를 하고 아침을 차려 먹고 여느 때처럼 헤어진다. 전날 밤 “장사를 해볼까?” 하는 연경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 “돈 많이 벌게”라고 답한 형주는 그날 오후 연경의 자살이라는 비보에 접한다.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급작스런 결말처리가 낯선 효과를 발한다.

센터필더 인효삼씨

김혁 / 21분 / 16mm컬러

택시기사들의 야구시합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힘들고 지친 서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경쾌하게 그린다. “방귀도 뿡뿡 뀌면서 자신감 있게 살아.” 힘없어 보이는 투수에게 던지는 코치의 이 조언은, 침대 속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건네는 말과 겹친다.

총냄새

이광복 / 40분 / DV6mm컬러

태어나 한번도 주목받지 못한 시진과 은경은 총으로 머리를 쏴죽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이들에게 ‘총을 줄 테니 나를 죽인 뒤 시체를 길거리에 끌고 다녀달라’는 부탁을 한다. 부탁을 들어준 뒤 이들은 ‘죽을 만큼 아름다운’ 곳을 찾아 밤골목을 걷는다. 지난해 레스페스트 폐막작.

안다고 말하지 마라

송혜진 / 30분 / 16mm컬러

주인공 ‘장철’ 역의 연기가 내내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하는 드라마. 추석연휴 기간, 안동에서 올라온 사촌동생 ‘장철’은 대학생 사촌누나의 서울집에 머물며 누나와 ‘세계관’의 대결을 벌인다. 처음, 누나는 매사에 “알아”라며 고집을 피우는 동생의 고리타분한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깨주려 하지만 곧 허심탄회하게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하구

전충훈 / 20분 / 16mm컬러

“강이야, 바다야?”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 인접한 소도시. 그곳에 사는 재수생 남자아이들의 어정쩡한 처지는 하구의 그것과 같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술담배도 하지만 이 열아홉살 아이들은 아직 어엿한 성인은 되지 못한 재수생이다. 그들 삶의 쓸쓸한 풍경을 영화는 바다 같은 강 하구의 넉넉한 풍경으로 끌어안는다.

나들이

김선경 / 15분 / 16mm컬러

더운 여름 오후, 만삭의 딸과 친정어머니가 집을 보러 다닌다. 골목길 게시판에 붙은 쪽지의 전화번호를 받아 적고, 점심을 사먹고, 볕이 잘 든다는 작은 방 하나를 보고…. 서로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지만, 무더위 같이 노곤한 세상살이 속 모녀간에 흐르는 짠한 정이 영화에 진하게 배어난다. 최수임 sooeem@hani.co.kr▶ 인디포럼2002 5월18일부터 9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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