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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리포트]로우예 신작 <자줏빛 나비>
2002-06-17

장쯔이 주연, 1930∼40년대 상하이 배경으로 한 두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수쥬>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중국 6세대 감독 로우예의 새 작품 <자줏빛 나비>(紫蝴蝶)가 6월 촬영에 들어갔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집으로 가는 길> <와호장룡> <무사>에 출연했던 장쯔이가 맡았다. 그녀는 장이모 감독의 신작인 <영웅>의 촬영이 끝난 뒤 여러 곳에서의 제의를 고려하던 중, 5세대 감독과는 다른 영상감각을 지닌 6세대 감독과 호흡을 맞춰가며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로우예 감독의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 영화는 1930∼40년대 중국 동북 만주와 항일전쟁 당시의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다. 장쯔이는 사교계의 꽃으로 신분을 감추며 활동하는 지하조직당원 딩후이 역을 맡아 두 남성과 폭음이 가득한 전쟁상황 중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녀가 영화 속에서 만들어내는 딩후이란 인물은 다른 시간, 다른 환경 속에서 완전히 다른 두 인물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맡은 역 중에서 연기 범위가 가장 큰 역할이어서 소화해내기 쉽지 않겠지만, 장쯔이는 이 기회를 통해 관객에게 박혀 있던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려는 다부진 결심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딩후이와 삼각관계에 놓여 있는 두 인물 중 한명인 일본 군관 역은 일본 국적 배우 쭝춘시향이 맡았으며, 딩후이와 어릴 적부터 연인 사이인 남자배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상해탄에서 펼쳐지는 풍운의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한 인물이 등장한다. 장쯔이와 같은 지하당원으로 일본 비밀경찰을 암살하는 역할을 맡은 리우예는 관금붕 감독의 최근작 <란위>에 출연해 대만 금마장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65년 상하이에서 출생, 상하이미술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베이징전영학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로우예 감독은 93년 <주말연인>으로 국제영화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97년 독립영화 제작자가 되어 중국 청년영화감독조직 아래서 중국 최초의 디지털영화 <초특급도시>를 기획, 제작했다. 99년 제작한 <수쥬>로 2000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파리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과거 “1990년대 초는 중국영화사에서 독립영화 제작인들이 꼭 출현해야 할 시기이며, 독립제작방식 아래에서만 자신이 찍고 싶어하는 것들을 더욱 잘 표현해낼 수 있다”고 여겼던 로우예 감독은 제5세대 감독들의 영화에 대한 반항을 통해 더욱 성숙한 작품들을 찍어내고 싶어한다. <자줏빛 나비>에서도 로우예 감독의 독특한 예술 색깔인 처량하고 구슬픈 느낌들은 계속 될 것 같다. 상하이영화제편창과 프랑스가 합작하고 석달 정도의 촬영기간을 예상하고 있는 이번 영화 또한 <수쥬>를 사랑했던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하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