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씨네스코프
해외 신작 <프릭스>
2002-06-19

거대 거미 습격사건

<프릭스>는 무척 교훈적인 영화다. 유독성 폐기물을 아무데나 버리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사건이라고는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탄광촌. 거미 농장으로 흘러든 폐수가 수백 마리의 앙증맞은 거미를 터무니없는 덩치로 키워놓는다. 더욱 바람직하지 못한 점은 그들이 몹시 굶주려 있다는 사실. 눈치빠른 거미들은 심심한 시골 마을의 유일한 놀이장소인 쇼핑몰로 꾸역꾸역 모여든다. 재난의 도래를 믿으려 하지 않는 주민들과 훼방만 놓는 쓸모없는 시장 틈에서 보안관 샘 파커(캐리 워러)와 화학자 크리스 매코맥(데이비드 아퀘트)은 마을을 구하는 사명을 떠맡는다.

9·11 테러의 후유증으로 말미암아 기획단계의 가제 <아라크 어택>을 대체한 현재 제목 <프릭스>(Eight Legged Freaks)는 방사능을 쐰 곤충 괴물이 스크린을 휘젓고 다니는 1950, 60년대 공포영화를 적절히 연상시킨다. <인디펜던스 데이> <고질라>처럼 다른 ‘잡념’없이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몰두한 영화를 제작해온 딘 데블린과 롤랜드 에머리히가 이끄는 제작사 센트로폴리스가 겨냥한 것도 <타란튤라> <토마토 공격대> 같은 옛날 영화들의 직선적이고 발랄한 재미와 스릴. 물론 컴퓨터그래픽으로 훨씬 다종다양하게 배양한 거미들로 선배 B급영화들과 차별을 꾀했다. 촬영은 <X파일>의 존 S. 바틀리, 특수효과는 <인디펜던스 데이>의 CFX가 맡았다. <스파이더 맨>으로 열린 2002년 여름, 거미의 전횡이 끝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