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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L 소녀의 영화 성장기
2002-07-03

“첫 키스를 영화에서 하다니”

“편안하게 보니까 재밌는 부분도 많더라구요. 좀더 최선을 다할 걸 하는 후회도 들고요.” 얼마 전 후시녹음을 위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편집본 전편을 처음 본 임은경의 심경은 아쉬움과 뿌듯함이 절반쯤 섞인 그것이다. 연기가 뭔지도 잘 모르고 임했던 초반 부분을 보면서 가슴을 졸이다가도, 비로소 연기의 틀을 잡아내 장선우 감독에게서 칭찬까지 들었던 후반부를 접하면서는 뿌듯함 비슷한 게 들어섰다고 한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후시녹음 작업도 꽤 어려웠다. 녹음할 대사라고 해봐야 “라이터 사세요”, “추워요” 정도였지만, 매번 다른 감정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 표현이 쉽지 않았다는 것. “촬영 당시의 감정을 되살렸어야 하는 건데…”라고 지그시 입술을 누르는 그의 품새에선 연기자로서의 욕심도 엿보게 한다.

TTL 소녀로서의 시대를 마감한 뒤 새 CF도 찍었으며, 두 번째 영화 <품행제로>에서 류승범, 공효진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임은경은 이제 ‘초보연기자’의 딱지를 떼야 할 상황을 맞았다. 한데 그는 연기가 점점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불안하단다. “고민이 되는 게 익숙해지는 것이 좋은 건지, 처음처럼 하는 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그런 ‘익숙함’의 또 다른 표현인지, 말하는 것도 예전과 다르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뭔가를 물으면, 그 까만 눈동자를 데굴 굴리기만 해 기자들 가슴에 멍자국을 새기게 했던 그녀가 이젠 묻는 질문마다 척척 답을 준다. “모르겠어요. 올해 들어서 언제부턴지 모르게 스스로도 많이 바뀐 것을 느껴요. 말도 많이 하고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것도 전보다 나아졌고. 집에 들어가면서 ‘오늘 내가 무슨 말을 그리 많이 한 거지?’ 하고 고민하기도 하고요.” 스무살, 성숙이라는 날개가 움트고 있는 요정의 얼굴이 갑자기 빨개진다. 그에게 뭔가를 얘기하던 매니저가 설명해준다. 곧 <품행제로>에서 류승범과의 키스신을 앞두고 목하 고민중이란 거다. 소녀가 한마디 덧붙인다. “너무 억울해. 생애 첫 키스를 영화 찍으면서 하다니….”▶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CF 촬영장

▶ TTL 소녀의 영화 성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