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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애니들 “무더위 가면 뛴다”
2002-07-05

<마리이야기>의 안시 애니메이션 그랑프리 수상소식으로 들뜨긴 했지만, 정작 ‘애니메이션 시즌’이라 할 만한 여름에 개봉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한 편도 없다. 가을·겨울 개봉 예정인 한국 애니메이션 4편이 있어 아쉬움을 덜어준다. 이들이 ‘막판 뒤집기’를 해줄지 궁금하다.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연말(12월20일)에 개봉될 예정인 공상과학물 <원더풀 데이즈>(오른쪽 사진) 다. 현재 80% 정도 제작이 완료됐는데, 데모 테이프나 지난 5월에 연 홈페이지(www.wonderfuldays.co.kr에서 미리 엿본 장면들은 만만치않은 수준을 보여준다. 22세기 환경오염이 극한에 달한 지구에선 맑은 하늘을 볼 수조차 없다. 소수의 권력과 기술을 가진 이들이 실험용으로 발아시킨 유기체 식물도시 에코반에 모여들고, 여기에서 쫓겨난 난민들은 주변 오염지역 마르에 정착해 살고 있다. <원더풀…>은 평면기술(2D)과 입체기술(3D)에 미니어처 실사촬영을 합한 ‘멀티레이어 합성방식’으로 제작된다. 캐릭터들은 평면으로 그려 최대한 미묘한 표정들을, 총기류 등은 입체기술로 그려 금속성 질감을 살려낸다는 것이다. 깊이있는 공간감을 보여주는 미니어처로 촬영된 배경들이 인상적이며 묵시록같은 분위기의 미래가 느껴진다.

존 우 감독이 속해 있는 배급사 ‘디지털 림’이 미국 배급을 맡으며 겨울께 한·미 동시개봉할 SF 서사 팬터지물 <아크>(디지털드림 스튜디오)는 현재 후반작업중이다. 알키온이라는 행성에서 시비안과 스토리안 두 종족의 전쟁이 벌어진다.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를 피해 신비스런 여사제는 돔형의 대도시를 건설해서 움직이는 거대한 로봇 ‘아크’의 등에 얹어 놓는다. 그러나 아크를 빼앗은 스토리안족은 도시를 조종하기 위해 여사제를 찾는다. ‘로봇 등에 올려진 100만명의 도시’라는 상상력이나 거대한 스케일의 그림이 매력적이다.

<엘리시움> 외계인과 전쟁 일보직전 화해 내용. 반응 좋으 해외 개봉 뒤 국내 올 듯

이미 서울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개막작으로 공개됐던 입체 애니메이션 <엘리시움>(빅필름)은 먼저 해외 개봉을 한 뒤 겨울에 한국관객을 만난다. 20만달러에 수출돼 8월 이탈리아 개봉이 확정됐고 9월께엔 러시아에서도 공개된다. 외계의 엘리시움인들이 모략에 휘말려 지구를 침략한다. 지구의 전사들은 고대 엘리시움인들이 사랑하는 지구를 위해 숨겨놓은 로봇과 함께 이에 맞서 싸운다. 결국 모략의 실체를 밝혀내고 지구인들은 엘리시움인들과 화해한다. 빅필름쪽은 <엘리시움>에 대한 해외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며 “디즈니나 드림웍스 같은 메이저 제작사들은 가족용 애니메이션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해 초등~고등학생들이나 게임마니아 같은 이들을 주 타겟으로 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공상과학물들은 가능성 있는 틈새시장”이라고 말했다.

공상과학물들의 공세 가운데 가족애니메이션 <오세암>(마고21)은 따뜻한 감성으로 관객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고 정채봉 선생의 동화 <오세암>을 원작으로, 텔레비전 시리즈 <하얀 마음 백구>의 제작진들이 다시 뭉쳤다. 특히 마고21쪽은 11월 한달간 강남의 계몽아트홀과 종로의 아트선재센터를 아예 전용관으로 대관키로 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영희 기자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