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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KBS 방송시작 5개월만에 ‘휘청’
2002-07-08

한국방송 위성채널 사업체인 ‘스카이한국방송’(SkyKBS)이 전파를 내보낸 지 5개월 만에 스포츠채널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방송 뉴미디어 사업 전반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카이한국방송은 지난 4일 경영 악화에 따른 적자 누적을 이유로 스포츠채널의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고, 드라마채널은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경기 중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포츠채널의 속성상 프로그램 제작 중단은 채널의 문패만 걸어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카이한국방송은 이를 통해 60~80명의 인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한국방송 자회사로 출범한 스카이한국방송은 2월부터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텔레비전에 스포츠와 드라마를 방송하는 두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방송은 위성방송의 사업 부진으로 수신료 수입이 전무한데다 초기 투자비가 과중해 지난해 25억원의 손실을 본 데 이어 올해도 8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쪽은 “적자가 크고 증자마저 불투명해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스카이한국방송의 위기는 한국방송 뉴미디어 정책 전반의 실패를 예고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방송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크레지오를 비롯해 이-한국방송(e-KBS), 스카이한국방송 등을 세워 뉴미디어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일관된 정책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방송 노조는 크레지오의 경우 “곧 추가 증자 또는 경영권 포기를 포함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카이한국방송은 출범 초기부터 경영진의 부도덕과 무능이 겹쳐 부실 요인을 안고 있었다. 초기 경영진은 공금을 착복하고, 장비와 시설을 세팅하는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회사 안팎의 비난을 샀다. 그런데도 한국방송은 지난달 14일 노무 담당 간부를 파견 형식으로 스카이한국방송 사장에 임명함으로써 경영난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스카이한국방송 직원들은 한국방송의 정책 실패를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피디는 “애초 본사가 4~5년간은 적자를 감수하고 400억~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회사의 구조조정안은 구성원들의 자구노력 의지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곧 이사회를 열어 스카이한국방송 구조조정 방침을 확정한다.

유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