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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리포트]난니 모레티, ‘그가 찾은 것’
2002-07-08

마르코 푸치니 감독 <네가 찾는 것>, 모레티의 후원받아 6월 말 개봉해 흥행선전중지난 6월 말 이탈리아 국민감독 난니 모레티의 열렬한 지지를 등에 업고 개봉한 영화 <네가 찾는 것>(Quello che cerchi)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신예 마르코 푸치니가 연출한 <네가 찾는 것>은 지난해 제노바 G8회의에 대항해 열린 세계화 반대시위에서 사고사를 당한 다비드라는 청년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마르코 푸치니 감독은 “세상 어느 한구석에서 일어나는 일을 증언하고 탐구해야 하는 필요성을 다큐가 아닌 극영화로 풀어보았다. 이 영화는 누아르고, 멜로경찰드라마인 동시에 허무주의적인 로드무비다”라고 소개한다. 주인공 다비드는 동물보호주의자이자 환경보호주의자다. 또래들이 쉽게 탐닉하는 술이나 마약에도 손대지 않을뿐더러,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이 하루빨리 해방되기를 꿈꾸는 순진한 청년이다. 그의 어머니는 어릴 적에 가출했고, 아버지는 뒤늦게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가 된 아버지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친구 임페로에게 아들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임페로는 자신이 처한 현실이 못마땅해 당장 뭔가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늙은 탐정으로, 담배와 술, 마약에 의존해 살고 있다. 영화는 서로 다른 두 세대의 만남과 충돌을 이야기의 중심에 둔다. 이는 자신이 가야 할 곳을 모르는 이와 자신이 도달한 곳에서 벗어나려는 이의 갈등이기도 하다. <네가 찾는 것>은 현실의 불안정함과 삶의 비루함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감독은 이를 위해서 세 가지의 다른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필름, 비디오 그리고 디지털을 이용해 인물들의 현재와 회상을 다른 질감으로 담아내며, 아울러 그들의 심리까지 잘 그려냈다. 이런 감각적인 영상실험은 최근의 이탈리아영화에서는 거의 볼 수 없던 시도다. 푸치니 감독은 이 세 가지의 영상언어는 미디어의 허상과 주인공의 복잡하고 어지러운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며, 그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의 음악을 모두 사용, 로드무비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크리스티아노 프라카로(<중경삼림>과 <화양연화>의 음악작업에 참여했다)의 영화음악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가 찾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스파이더 맨>과 동시에 개봉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개봉을 주도한 이가 바로 난니 모레티. 그는 이 영화를 보자마자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개봉이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자신의 극장인 누오보 사커에서 상영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난니 모레티는 이 영화가 배급사정에 비해 좋은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로마=이상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