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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회의 이현승 사무총장 인터뷰
2002-07-15

"실질적 임금상승 방법 연구했다"---“제작비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구보다는 스탭들의 실질적인 임금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애초 정해진 기간 내에 제작을 마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작품당 제작기간이 예고없이 늘어나서 스탭들이 다른 작품에 참여할 기회를 빼앗기게 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므로 스탭들의 일정기간 임금은 늘어나게 된다.”---지난해 비둘기 둥지의 피켓시위가 정책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됐나. 시위가 있었던 대종상 시상식을 기점으로 영화인회의 내부에서도 곧바로 제작환경개선위원회를 만들었는데.비둘기 둥지의 처우개선 요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대신 발빠르게 영화인회의에서 제작환경개선위원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해 초부터 이미 내부적인 논의가 있어서였다. 당시 심광현 정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영화인회의는 한국영화 제작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고, 실제로 사업계획서에도 포함시켰다. 그러던 중 현장 스탭들의 움직임이 있었고, 그 흐름을 내부로 끌어들여 현장 스탭과 프로듀서들간의 대화창구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부터 연구를 진행해왔고, 결과물을 내기까지 1년이 넘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무엇보다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탭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표본이 충분하지 않은 통계를 바탕으로 한계가 있는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아쉽다. 지금 내놓은 이 결과물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다면 그건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탓이 크다. 애초 연구를 진행하면서, 촬영현장에 연구인력을 배치한다는 안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시도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제작사쪽의 동의를 구한 뒤 참가하기로 한 프로젝트가 2작품이 있었지만, 제작이 연기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내부적인 예산 부족으로 현장 경험이 있는 연구조사 인력들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이유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스탭들은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제작사는 전문화된 스탭들이 없다는 논리로 맞섰다. 영화인회의의 이번 연구가 양쪽의 입장을 만족시키는 데 있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보나. 이게 정답이다, 유일한 대안이다라고 내놓은 것은 아니다. 대신 연구를 시작할 당시 우리의 문제의식은 두 가지였다. 양쪽의 주장 중 어느 하나도 묵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고, 실제로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판단이 나머지 하나였다. 전문화를 위해선 처우개선이 필요한 것이고, 한국영화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스탭들의 재교육 역시 절실한 현실이라는 점이다. 스탭들의 처우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전제하에 영화인회의가 내놓은 안은 현 제작공정의 개선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스탭들 중에선 이번 안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미심쩍어하는 이도 있을 텐데. 내가 조감독하던 시절이 86년이었는데, 그때 평균 편당 제작비가 5억원이었으니까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증가율이 그리 차이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스탭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영화가 발전했다고 하는데, 상황이 비슷하다면 분명 문제다. 단, 제작비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구보다는 스탭들의 실질적인 임금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애초 정해진 기간 내에 제작을 마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작품당 제작기간이 예고없이 늘어나서 스탭들이 다른 작품에 참여할 기회를 빼앗기게 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므로 스탭들의 일정기간 임금은 늘어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제작자나 스탭이나 윈-윈 할 수 있는 방안 중 일부를 내놓았다고 자평한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각 단체들의 재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현재 스탭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하다.영화는 사람과 돈이 만든다. 1기 위원회가 돈을 끌어오는 데 집중했다면, 2기 위원회는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제협 등과 같은 직능단체들이 나서 견습제를 운영하고, 또한 인증제 도입 등도 검토해봐야 한다. 이와 별개로 현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젊은 현장 프로듀서들의 연합회 같은 조직도 필요하다. 누군가 혼자 발벗고 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에 대한 이야기는 공청회 과정에서 자세히 언급되진 않았는데, 이에 대한 영화인회의의 입장은 무엇인가.그건 영화인회의가 이래라저래라 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봐도 그렇지 않은가. 노조가 필요하다면, 절실한 이들이 나서서 만들면 되는 것이다.▶ 스탭의 전문화와 처우개선, 첫발 내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