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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집행위원장 에바 자오라로바 인터뷰
2002-07-15

“김기덕 감독은, 컬트다”지난해에는 한국영화 회고전을 열었고 올해는 김기덕 회고전을 한다. 언제부터 한국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나.1995∼96년 무렵이다. 그때 칸영화제에서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전양준씨를 만났고 부산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첫해엔 참석을 못했고 다음해부터 우리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줄리에타 자호로바가 부산영화제에 가서 한국영화를 선별했다. 처음엔 <파란 대문> <초록물고기> 등을 소개했고 2000년엔 <박하사탕>을 경쟁부문에 초청했다. <박하사탕>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영화 회고전은 스위스에 사는 한국인 영화평론가 임안자씨와 영화진흥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유치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번 김기덕 감독 회고전에 포함된 <섬>을 비롯 14편의 장편영화와 14편의 단편영화를 초청했다. 체코 관객뿐 아니라 외국에서 온 많은 관객이 한국영화에 흥미를 느꼈다.김기덕 회고전을 하게 된 계기는.200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섬>을, 지난해엔 <수취인불명>을 봤다. 그런 다음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나쁜 남자>를 보고 김기덕 회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영화제에서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한두편씩 틀지만 우리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전부를 상영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감독이 올 수 있는지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회고전이 열리게 됐다. 어제 <나쁜 남자> 상영 때 매진된 것처럼 관객의 호응이 대단하다.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나.‘예스’이면서 ‘노’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적당치 않다. 나한테 너무 세고 폭력적인 영화다. 하지만 그것은 할리우드영화에서 보는 것 같은 상업적인 폭력이 아니다. 마음속 어딘가를 건드려서 진실된 감정을 끌어낸다.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감독으로서 훌륭한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수취인불명>에서 개를 때리는 장면이 너무 끔찍해서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섬>과 <나쁜 남자>는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미지가 들어 있다. 영화제 관객도 그런 점을 좋아하는 것 같다. 서구 관객에게 김기덕은 열광하는 관객이 존재하는, 컬트로 보인다. 그는 체코의 극장이나 TV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영상을 만들어낸다.한국에선 상당수 여성평론가들이 김기덕 영화를 싫어한다. 유럽 관객도 비슷한 반응인가.여성들이 그의 영화를 싫어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유럽 관객도 비슷하다. 열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보는 것이 너무 괴로운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좋든 싫든 김기덕 감독은 예술가로서 굉장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명계남씨가 심사위원으로 초청됐다. 심사위원을 맡긴 이유는.2000년에 <박하사탕> 프로듀서로 카를로비 바리에 왔고 지난해엔 초청자가 아니었지만 여행중에 영화제에 들러서 만났다. 배우로서, 프로듀서로서 한국영화계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간 한국영화와 다양한 교류를 했는데 심사위원을 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교류가 계속되길 희망한다.올해 영화제의 특징이 있다면.김기덕 회고전 외에 네덜란드 다큐멘터리 작가 요한 반 데르 쿠켄의 회고전을 마련했고 브라질 다큐멘터리 특별전도 준비했다. 프랑스의 옛 식민지에서 나온 영화들도 한데 모아 상영하는 섹션도 있다.최근 체코영화계 상황을 설명한다면.체코영화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올해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받은 <와일드 비스>(Wild Bees)와 <콜리야>의 감독 얀 스베락의 <다크 블루 월드>(Dark Blue World)를 추천하고 싶다. 체코영화는 밀로스 포먼, 이리 멘첼 등이 등장한 60년대에 뉴웨이브가 있었는데 최근 상황에 대해 ‘뉴-뉴웨이브’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지보고] 제37회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