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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바쁜 감독님
2001-04-02

난니 모레티, <아들의 방> 다비드영화제 호평, 다국적 기업형 극장 반대 앞장

이탈리아의 ‘오스카’영화제로 더욱 잘 알려진 다비드영화제는 45년의 전통을 맞이하면서 올해 4월 열릴 예정이다. 이탈리아영화의 맥을 잇는 데 기여해온 다비드영화제는 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가장 전통있고 중요한 영화제로 인정을 받고 있다. 베니스영화제가 국제적인 성격의 축제라면 다비드영화제의 목적은 무엇보다 이탈리아영화의 국제적인 배급과 질적 발전. 다소 자위적일 수는 있지만 그동안 이 영화제를 통해서 많은 이탈리아영화가 탄생하였고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45회를 맞는 올해는 난니 모레티의 <아들의 방>이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사상 최다 후보 지명 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되고 있다. 3월 개봉된 <아들의 방>은 코미디영화에 익숙한 이탈리아 관객으로 하여금 오랜만에 눈물을 흘리며 극장을 나서게 하면서 좋은 흥행을 기록하고 있으며, 비평 측면에서도 모레티의 새로워진 영화 스타일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모레티의 <아들의 방>은 최우수영화, 최우수감독, 제작, 시나리오 부문에서부터 남녀주연상, 조연상, 촬영상, 편집, 의상 부문 등 거의 모든 부문의 후보에 올랐고, <아들의 방>과 경쟁을 하고 있는 영화인 마르코 툴리오(Marco Tullio) 감독의 <백발자국 행진>(I Cento Passi)과 가브리엘레 무치노(Gabriele Muccino) 감독의 <마지막 입맞춤>(L'ultimo Bacio) 등도 각각 10여개 부문의 경쟁 후보에 올랐다. 반면 모니카 벨루치의 아름다움을 앞세워 국제적인 주목을 얻었던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말레나>는 촬영상과 음악상의 후보에만 올랐을 뿐이어서 다비드영화제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다비드영화제의 최우수외국영화로는 <빌리 엘리어트> <화양연화>가 올랐다.

한편 난니 모레티는 로마에 곧 개관하는 멀티플렉스 극장인 ‘씨티플렉스’의 개관을 앞두고 협회를 만들어 다국적 기업형의 극장을 반대하고 있다. 모레티는 로마에 ‘사커’(Nuovo Sacher)라는 극장을 운영하며 질좋은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편영화제를 개최하여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는 “극장 스크린의 증가만으로는 관객을 모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그보다는 질 좋은 영화의 생산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극장주들도 “이미 로마의 극장 수는 매우 많은 편이며 현재 여러 극장이 문을 내리고 있는 형편인데 이 상황에서 극장 수를 늘리는 것이 무슨 의미냐. 이런 다국적 기업형의 극장 설립은 단지 현재의 질 좋은 영화를 지키고 있는 극장들에게 형벌을 가할 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씨티플렉스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 900개의 극장을 설립했으며 이탈리아의 로마와 프로시노네 두곳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 “씨티플렉스가 설립되는 곳은 우범지역이었지만 극장의 개관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여 주민들에게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왜 기존 극장주들은 건설 전이 아니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항의를 하고 있냐”며 극장주들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로마=이상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