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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하루, 서울 기록하기
2004-05-25

1994년 6월 9일의 서울과 2004년 6월 9일의 서울.

청계천 복원 공사가 한창인 요즘 수 십년 동안 그 위에 길게 뻗어 있던 청계고가를 머리 속에서 재현하는 게 쉽지 않다. 서울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생물이다. 언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선을 응시한 채 뇌리에 그려놓지 않는다면 어느새 그 기억은 가물가물해지고 만다.

"서울은 기록돼야 합니다. 서울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를 남겨놓지 못한다면 최소한 기록해서라도 남겨 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겁니다."

영화 <정사>, <스캔들-조선남여상열지사>의 이재용 감독에게 10년 전 스쳤던 이 생각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1994년 6월 9일 이재용 감독과 사진작가 오형근, 미술가 최정화, 영화감독 김의석ㆍ이정국ㆍ유영식 등 예술인과 시민 720여명이 함께 했다. 35㎜ 카메라, 16㎜ 카메라, 베타캠코더, 홈비디오, 그리고 사진기 등이 이날 하루 24시간 서울의 모습을 렌즈를 담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 다시 한번 기획된다. '한도시이야기 9404-아무나 아무거나 아무렇게나'의 이름으로. 오는 6월 9일 하루 동안 수백대의 디지털카메라로 서울을 동시다발적으로 기록하려는 것.

10년 전 참여했던 예술인뿐 아니라 이번엔 영화감독 이현승ㆍ김성수ㆍ봉준호ㆍ허진호ㆍ김지운, 영화배우 이정재ㆍ배두나ㆍ이나영ㆍ유지태ㆍ김태우ㆍ성현아ㆍ강혜정ㆍ윤지혜, 사진작가 구본창ㆍ김중만ㆍ조세현ㆍ황규태 등도 참여한다.

학생 등 일반시민도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민 페스티벌로 기획됐다. 일반인들은 26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서울 마로니에 미술관 갤러리 2층에 참가신청하면 된다. 다만 촬영은 '디지털로 채집하는 서울의 하루' 기획에 맞춰 디지털 동영상 카메라와 디지털 스틸 카메라 등 디지털로 한정된다. 그러나 형식은 아무거나 괜찮다.

촬영한 서울의 영상과 사진들은 인터넷 사이트(www.handosi.com)에서 상영하고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 보관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