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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50돌 다큐로 돌아본다
2004-06-01

중고등학교 때 부모님과 선생님 몰래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를 본 적이 있는가. 노골적인 인터넷 음란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기준으로 본다면 비교적 얌전하고 예술적(?)인 누드잡지에 속하지만, 1970~80년대를 청소년기로 통과한 많은 한국 남성들에게는 〈플레이보이〉는 금기의 욕망을 자극하는 ‘빨간 책’으로 남아 있다.

케이블·위성 다큐전문 채널인 히스토리채널이 올해로 창간 50돌을 맞는 6월 한달 동안 〈플레이보이〉 특집을 방송한다. 3일, 10일 밤 10시 방송되는 ‘플레이보이 50돌 기념식’(2부작)에 이어 17일, 24일 밤 10시에는 ‘플레이보이 맨션’(2부작)이 방송된다.

1953년 마릴린 먼로를 표지모델로 해서 단돈 600달러로 창간된 플레이보이는 ‘나쁜 책’의 대명사로 인식하는 한국 사회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단순한 남성잡지 이상으로 받아들인다.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죄악시하던 시기에 성은 재미있고 인간으로서 당연히 추구해야 할 권리임을 당당히 밝혔다는 게 제작진의 시각이다. 20세기는 인류 역사상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성의식에서도 혁명이 일어난 시기였는데, 바로 그 혁명을 촉발시킨 주동자가 플레이보이였다는 것이다. 잡지 발행인인 휴 헤프너의 엘에이 저택에서 열린 50돌 기념식에 참석한 세계적인 스타들의 현장 인터뷰는 이를 웅변한다. 유명한 모델이자 영화배우인 패멀라 앤더슨은 “잡지 표지를 장식했던 여배우의 섹시한 엉덩이를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토니 커티스는 영화 홍보차 시카고에 가서 휴 헤프너를 만났던 추억을 회상했다. 기념식에는 러켈 웰치, 그룹 키스 등도 참가했다.

‘플레이보이 맨션’편은 수많은 금발 미녀들과 휴 헤프너를 위한 성적 방종의 장소이자 성해방과 자유의 장소인 할리우드의 헤프너 왕국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눈이 부실 만큼 새하얀 페인트로 칠해진 그의 저택은 최고급 샹들리에를 비롯해 온갖 화려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다. 저택의 아름다운 정원은 물론 저택 곳곳에 숨겨진 휴 헤프너의 비밀공간까지 낱낱이 소개한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