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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세나키 유네스코 사무총장보
2004-06-03

"문화 다양성 지키기 운동은 반미 아니다"

"반미(反美)가 아닙니다. 문화 다양성은 창의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무니르 부세나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문화담당 사무총장보가 국제문화전문가단체(CCD) 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부세나키씨는 유네스코에서 문화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부사무총장. 알제리 출신의 고고학자로 세계유산센터의 책임을 맡기도 했다.

2일 밤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난 그는 "문화 다양성을 수용한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창의성이 없어지고 있는 위기 상황을 막는 것이지 미국 같은 특정 국가에 적대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는 문화가 일반 상품과 구분되는 재화라는 점에서 정부가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보호할 수 있으며 자유무역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화 다양성 협약을 추진 중이다. 1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CCD 총회에서도 문화다양성협약은 핵심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현재는 15인으로 구성된 전문가단체들이 협약의 초안 작성을 마친 상태. 내년에 열리는 33차 총회에서 이 협약을 통과시키는 것이 유네스코의 목표다. 부세나키씨는 국가 간에 이견을 좁히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문화와 문화 다양성이라는 말에 대한 용어의 정리가 필요합니다. 또 지원 기금 마련 등 자금에 관련된 부분에서도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겠죠. 마지막으로는 문화 정책에 대한 철학 차이를 좁혀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문화를 법 혹은 정책의 틀에서 구속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고유문화에 대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른 나라와 마찰이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

그가 총회에 참석한 것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부세나키씨는 "정부 각료와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시민사회의 예술인이나 감독, 작가 등 창작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회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자세한 사항은 유감스럽게 알지 못한다"라는 단서를 붙인 뒤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한국뿐 아니라 각 나라는 여러 형태의 쿼터제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 보호 차원에서 이런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꽤나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은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우리 것을 보호하는 것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 다양성 협약도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추진될 것입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