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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대종상, 여전히 숙제 남아
2004-06-07

심사 투명성은 개선…후보 기준 혼란

어느 때보다 풍성한 화제작들이 후보작 목록에 포함돼 많은 관심을 모았던 제41회 대종상영화제가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작품상을 안겨주며 4일 막을 내렸다. <봄여름…>은 지난해 12월 열린 청룡영화제에 이어 또다시 작품상을 거머쥐었으며 <올드보이>는 감독상(박찬욱)과 남우주연상(최민식)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최다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역대 최고 흥행작 1~2위에 오른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주요 부문에서는 한걸음 물러난 느낌이지만 각각 3개와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체면치레를 했으며 <범죄의 재구성>과 <어린 신부>도 각각 두 개의 트로피를 안았다.

대체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수상작 목록 중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문은 작품상과 신인 남우상, 조연상 정도다. 작품상 수상작으로는 최근 칸 영화제 수상으로 인기가 높아진 <올드보이>가 수상 후보로 거론됐으며 최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조사한 인터넷 설문에서는 신인 남우상 수상자 김래원과 여우조연상 수상자 김가연은 다섯 명의 후보 중 각각 4위와 3위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일반 영화팬들의 기대와 심사 결과가 다른 것은 본심에 일반인들의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심 심사위원 9명은 이두용 감독, 정용탁 한양대 교수, 평론가 조혜정씨, 영화촬영감독협회 안상우 이사장, 영화배우 이혜영씨 등 영화 감독이나 배우, 스태프, 평론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부 심사 결과를 놓고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올해 영화제는 최근 영화제 중 가장 투명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종상은 41회 들어 사상 처음으로 예심과정에서 일반인들의 수치화된 심사가 반영됐고 집행위 측은 본심 심사위원단의 회의록 공개를 약속한 바 있다. 또 집행위원 구성에서도 영화인협회 외의 단체에 문호를 개방한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주연급 이상 다섯편 이상 출연'이라는 신인 배우상의 애매한 기준은 90년 데뷔한 배우 공형진을 '신인'으로 만들었는가 하면 인기상 투표에서는 일부 극성팬들의 투표 조작으로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도 예심뿐 아니라 본심 심사에도 참여하게 해달라는 일반인들의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