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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논란 재점화
2004-06-11

한동안 잠잠하던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제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며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영화인대책위.위원장 정지영.안성기)는 11일 오후 5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을 면담하고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입장 재천명을 다시 한번 촉구할 계획이다.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위원은 "지난 3일 저녁 노무현 대통령이 제3회 국제문화전문가단체(CCD) 서울총회 참가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스크린쿼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져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창동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영화인대책위측은 "정부가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스크린쿼터를 현행대로 유지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결사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양 위원은 "우리나라의 스크린쿼터가 문화 다양성을 보존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세계 각국에 소개되며 전세계에서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국내에서 스크린쿼터를 줄이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양 위원은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는 대통령 공약사항일 뿐 아니라 인수위 시절에도 정부가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던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창동 장관은 영화인대책위와의 면담이 끝난 뒤 이날 오후 6시30분에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면담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영화인들의 이런 강력한 스크린쿼터 사수의지에도 불구하고 국산영화의 시장점유율이 60% 이상을 상회하고 있고 국제교역을 둘러싼 우리나라의 통상환경도 유리하지 않은 형편이어서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영화의 평균 관객 점유율은 68.1%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는 한미투자협정(BIT)의 선결조건으로 스크린쿼터 폐지 내지 축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작된 쌀 시장개방 1차 협상에서 미국은 쌀 시장을 양보하는 조건으로 광우병 이후 취해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 해제와 더불어 스크린쿼터 축소 등 다른 통상현안에서 우리측의 '협조'를 요구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쌀 협상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 10년간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의 쌀 수입을 조건으로 관세화를 10년간 유예받은데 따른 것으로 유예기간은 올해로 종료되며 우리 정부는 올해 안에 협상을 마쳐야 한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