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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세암> 제작자 이정호 대표
2004-06-14

"한국 관객이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12일 폐막한 2004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최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오세암>(감독 성백엽)의 제작자 이정호 씨(마고21 대표)는 13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성백엽 감독의 TV 애니메이션 <하얀 마음 백구>(2000년)도 제작했으며 차기작도 성 감독과 함께 준비 중이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다른 느낌을 지닌 동양 작품인데다가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해외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예전에 한국 극영화가 그런 대접을 받았듯이 아직 우리 관객은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해 촌스럽고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 애니메이션을 다시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혔다.

<오세암>은 페스티벌 기간 내내 화제작으로 인기를 누렸다. 심사위원들과 기자들이 참석하는 공식시사회에서도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전부터 박수가 쏟아졌을 정도. 올해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서는 <헤어 하이>(Hair Highㆍ빌 플림턴), (대니얼 로비쇼드), <엘시드>(조제 포조) 등 거장들의 쟁쟁한 작품들이 상영됐다. 해외에서의 호평은 국내에서의 '냉대'가 억울하다고 느껴질 만큼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봄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했던 <오세암>은 1,3,5회 상영 혹은 오전 상영식으로 교차상영됐고 성급한 극장주들이 1~2주도 안돼 간판을 내리면서 10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구민회관 등에서 재개봉해 모은 관객이 20만명으로 오히려 많은 편.

이 대표는 <오세암>의 세번째 국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문화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등과 협의해 상영관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하며 "아직 보지 못한 많은 관객이 스크린을 통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털어놓았다. 안시에서의 수상은 <오세암>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객에게 널리 소개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암>은 9월 22일 프랑스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등과 배급권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는 차기작 투자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대표와 성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은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 "이번 수상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국내외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이 대표는 케이블TV 만화전문채널 투니버스에 입사하면서 애니메이션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애니메이션을 통한 리얼리티가 임팩트가 크고 타깃도 실사 영화에 비해 훨씬 넓다"는 것이 그때 깨달은 것. 그는 "사실성을 바탕으로 휴머니티를 구현하는게 나와 마고21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정호 대표와 성백엽 감독은 14일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