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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재앙 영화 <투모로우> 표절 시비
2004-06-18

환경 재앙을 그린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가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독일 쾰른 지방법원은 16일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작가인 우발도 디베네데토가 이 영화의 감독 롤란트 에머리히와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 독일법인이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낸 상영 중지 가처분 신청을 심리했다.

디베네데토 교수 측은 이 영화가 자신이 지난 1993년 카일 도너라는 필명으로 낸 소설 <폴라 데이 나인(polar day 9)>의 핵심 줄거리와 "실질적으로 일치한다는 점에서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와 소설 모두 ▲남극 과학연구기지에서 이야기가 시작 ▲미국 주요 도시들의 침수와 빙하기 도래 ▲과학자의 사전 경고를 미국 관리들이 무시 ▲미국인들이 멕시코로 탈출하려다 국경에서 저지되는 점 등이 동일하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지난 1998년 에머리히 감독 측의 관계자 요청으로 이 소설을 보낸 일이 있다는 점 등을 표절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감독의 고향인 독일의 저작권법 규정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쾰른 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20세기폭스사 측은 감독은 이 소설을 읽지 못했으며, 영화와 소설이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판결에 앞서 16일 열린 청문에서 재판부는 일단 영화와 소설이 줄거리와 주요 사건 등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기후변화의 원인과 빙하기 도래 등의 설정은 `작가의 창조적 인격에 기초한 독특한 것'이 아니라 백과사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것' 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저작권 보호 가치가 있는 부분은 주인공들의 삶과 투쟁을 그린 장면들이지만 책과 영화에서 서로 다르게 묘사돼 있다고 덧붙였다.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재판부가 내달 7일께 판결할 계획이지만 이날 청문에서 밝힌 견해에 비춰보면 표절 주장이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머리히 감독은 독일 출신으로 미국 할리우드에서 <인디펜던스 데이>와 <고질라> 등의 재난영화를 주로 만들어왔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