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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 “나도 미쳐보고 싶었다”
2004-07-22

센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god 멤버' 가 아닌 '연기자'로 타이틀을 바꾼 윤계상(26)이 할말 똑부러지게 하며 가슴 속에 묻어놓았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28일부터 시작할 SBS TV <형수님은 열아홉>(극본 진수완, 연출 이창한) 간담회 자리에서다. 그는 "나도 장혁 형처럼 미쳐 보고 싶었다"며 숨겨놓았던 이야기를 들춰냈다.

"무명 시절부터 장혁 형과 동고동락하듯 가깝게 지냈다. 형이 연기자로 데뷔하고, 난 god 멤버로서 가수 데뷔를 한 후 고민이 있을 때 형을 찾아갔다. 내가 30분쯤 이야기를 하면 내 말은 듣지도 않은 듯 형은 서너 시간씩 연기의 고민을 풀어놓았다. 연기에 미쳐 있는 듯 보였다. 그 때부터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한번 미쳐보고 싶다고." 가수 시절 5명의 일원으로만 가끔 입을 열었던 그는 지금까지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았던 사람처럼 거침없이 쏟아냈다.

"연기가 하고 싶었는데 내 꿈이 과연 무엇인지도 모르는채 가수로 데뷔했다. 그러나 분명 내 꿈은 연기였다. 나는 연기가 하고 싶었다"는 이 말은 god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다소 뜻밖의 말일 것. 그런데 파격적인 언사는 계속된다.

"가수는 내 스스로 결정한 게 아니었다. god로서 받은 사랑도 나 혼자 잘해서 된 게 아니라 사랑해주는 팬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정말 열심히 했지만." 숨을 고르고 더 들어보자. "연기는 내 스스로 결정한 거다. 100%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었기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단역을 맡는다 할지라도. (한국나이로)스물일곱살에 한 새로운 나의 결정이고, 이 결정으로 난 지금 행복하다."

굳은 결의에 찬 듯, 투지에 불타오르는 그의 모습이 god 시절 여리고 선해보이는 눈웃음으로 많은 여성팬들을 사로잡았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올 초 변영주 감독 작품 영화 <발레교습소>를 찍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로 앞서 선보이게 된다. 그를 캐스팅한 이창한 PD는 "차태현과 원빈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연기자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감지할 수 있었고, 빈말이 아니라 정말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달 초 촬영에 들어가기 전 40일 동안 이 PD와 연기 연습을 했던 윤계상은 "난 인복이 많다. 변영주 감독과 이창한 감독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god 시절 숱하게 연기 제의가 들어왔지만 대부분 나를 상품으로 여기는 경우였다. 그런데 이 감독님은 처음부터 나를 편견없이 연기자로 대해줬고, 그걸 믿고 작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각오가 대단한 그가 맡은 역할은 형 강민재(김재원 분)가 계약약혼한 동갑내기 한유민(정다빈)을 점점 사랑하는 강승재. 고교 시절부터 20대 중반까지 연기하면서 정다빈과 숱한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코믹으로 시작하지만 사랑을 느껴가며 멜로 연기도 펼쳐 보여야 한다.

'말이 참 많아졌다'고 했더니 "맞아요. 가수일 때는 늘 숨어있는 편이었죠. 인터뷰 때 딴짓을 하기도 했고. 그런데 연기를 하게 된 지금은 누구라도 붙잡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나에 대해 알려주고 싶구요. 처음부터 잘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연기를 통해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구요. 물질적인 보상은 가수로서 충분히 받았거든요. 연기가 좋은데 연기를 할 수 있게 돼서 지금 이 순간 너무나 행복합니다"라고 또 다시 긴 호흡의 답변을 한다.

가수로서의 윤계상을 사랑했던 팬들이 배신감(?)을 떨쳐버리고 이렇듯 연기에 목말라 했던 연기자 윤계상도 무한한 애정을 갖고 바라볼지 궁금해졌다. 참, god는 어떻게 되느냐고 확인했다. 그랬더니 "그건 지금 답할 문제가 아니다"는 대답으로 더 이상의 질문을 막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