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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 마케팅 영화만큼 ‘오싹’
2004-07-30

<알 포인트>, <분신사바>, <인형사> 이색 마케팅 눈길

"도심 한복판에 베트남전에서 실종된 아홉 명의 병사들이 나타났다?" 한여름 무더위를 겨냥한 공포영화의 개봉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영화의 '톡톡 튀는' 마케팅 이벤트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의 극장가에는 하얀 얼굴에 판초우의를 입은 군인 9명이 행인에게 영화 전단지를 나눠줬다. 이들은 '귀신 전쟁 호러영화'를 표방하는 <알 포인트>(제작 씨앤필름, 8월20일 개봉)의 홍보 요원들.

발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있는만큼 이벤트를 실제 사건으로 '오인'하는 식의 '문제'는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깜짝 놀라며 이들을 바라보는 행인들은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영화 속 내용처럼 30년 전 베트남전에서 실종됐던 병사들을 되살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내겠다"는 게 행사를기획한 홍보사 래핑보아측의 의도다.

‘1인’시사회, 노 스크림 영화보기, ‘분신사바’ 주문 이벤트까지

또다른 공포물 <분신사바>(제작 A-POST 픽쳐스, 토일렛 픽쳐스)의 홍보사 올댓시네마는 극장에 한 명만 입장시키는 '1인 시사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입장객은 단 1명. 이벤트를 통해 뽑힌 참가자는 밤 12시부터 한 시사실에서 안병기 감독의 전작 <폰>과 최신작 <분신사바>를 연달아 관람했다. 관람 조건은 절대로 영화 관람 도중 시사회장 밖을 나와서는 안된다는 것. 영화 상영 중에는 행사 진행 요원들도 극장에 입장할 수 없다.

<분신사바>의 홍보팀은 말 그대로 소리를 지르는게 금지된 '노 스크림(No Scream) 시사'도 28일 밤 열었다. 진행 방식은 두 팀으로 나뉘어 영화를 관람하고 이 중 비명이 적은 팀이 상품을 받게 되는 것. 주최측은 극장 곳곳에 감시 요원들을 배치, 소리를 지르거나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는 관객을 일일이 체크하고 승리팀을 정했다. <분신사바>는 이밖에 서울랜드에서 영화의 체험관을 운영해 관객이 직접 <분신사바>(연필을 쥐고 귀신을 불러내는 주술) 주문을 외쳐보는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인형’도 만들고, ‘인형’과 함께 영화도 보고

30일부터 선보이는 <인형사>(제작 필마픽쳐스, 공동제작 마인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인형이 공포의 매개체가 된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홍보팀은 최근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영화 속 인형 작업실과 함께 구체관절인형을 전시했고 일반인이 직접 구체관절인형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이색 행사도 진행했다. 이밖에 최근에는 인형 동호회를 시사회에 초청, '인형과 함께 관람하는 특별 시사회'를 개최해 관객이 인형의 손을 잡고 극장 앞에 줄을 서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공포영화와 관련된 이벤트는 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여러 공포영화 중 자신만의 특징을 돋보이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래핑보아의 강은경 과장은 "멜로나 액션과 달리 공포 장르는 실체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잘 포장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벤트가 마케팅에 효과가 높다"며 "(내용) 노출의 수위를 적당히 조절하면서 얼마나 재미있는 공포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