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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스와핑, 놀랍도록 건전한

큐채널, 부부교환 체험 리얼리티 12부작 13일부터

부부 스와핑. 주로 신문 사회면을 장식한다. 성적 쾌락을 위해 일부일처제의 사회적 합의를 깬 일탈행위인 까닭이다. 그런데 이 스와핑을 다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방송을 탄다면 그것도 사회고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실제 아이까지 딸린 몇 쌍의 부부가 서로 배우자를 바꿔 2주 동안 동거하는 실제 상황을 중계하는 것이라면

고얀 일이라는, 나가도 너무 막 나간다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한가지 정보를 더 알려야 할 것 같다. 2002년 영국 채널4에서 무려 2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송됐고, 미국 에이비시 방송은 프로그램 포맷을 사 오는 9월29일부터 제작·방송할 예정이다. 하나 더 추가하면, 스와핑한 부부 사이 동침은 절대 없다.

케이블·위성방송 큐채널이 13일부터 방영하는 12부작 <와이프 스와프, 아내를 바꿔라>(사진, 큐채널제공)(일 오전 11시·밤 10시)는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전혀 야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스와핑은 육체의 교환보다 집안 분위기와 환경의 교체 쪽에 훨씬 더 가깝다.

스와핑 대상은 결혼한지 15~25년 된 아내이자 엄마다. 이들은 생판 몰랐던 가정에 들어가 완전히 새로운 가풍에 적응하며, 동시에 바꿔나가야 한다. 주어진 기간은 2주. 예컨대, 1부에서 결혼 18년차의 롭과 앤 베이글리 부부는 23년차 된 그레이엄과 다이앤 켈리 부부와 스와핑에 들어간다. 베이글리 부부에겐 15살 제시카와 12살 앨리스가 있고, 켈리 부부는 15살 티나와 18살 조가 있다.

2주의 스와핑 기간 가정을 바꾼 앤과 다이앤은 배우자를 바꿨다는 야릇한 기분이라곤 느껴볼 여유조차 없다. 남녀 동등하게 가사일을 꾸렸던 앤은 갑자기 바뀐 남성우월주의자 남편과 한바탕 기싸움을 해야 한다. 다이앤은 너무도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챙기느라 동분서주한다.

갑자기 아내와 엄마가 바뀐 나머지 가족들도 변화가 놀랍긴 마찬가지다. 20여년 익숙했던 생활행태는 모두 잊어야 한다. 그레이엄은 생전 해보지 않던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고, 티나와 조는 싫어했던 샐러드도 꼭 챙겨먹어야 한다.

결과는 숱한 갈등과 곡절 속에서도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물론 원래 남편과 아내, 아이와 엄마 관계는 서로의 소중함을 거듭 확인하며 더욱 돈독해진다는 매우 건전한 결론이다. 남편이나 아내가 괜히 싫증나기 시작한 권태기 부부들이 보기에 딱 좋다. 사회학의 ‘역할바꾸기’ 실험이나 심리학의 역할극과도 흡사하다. 이 프로그램이 44회 몬테카를로 텔레비전 페스티벌에서 ‘올해의 최고 리얼리티 포맷상’을 수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에 앞서 5일부턴 비슷한 포맷의 <보스 스와프, 사장을 바꿔라>(목 오전 11시·밤 12시)도 전파를 탄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두 중소기업 사장이 2주 동안 상대방의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 도전기이다. 이들은 완전히 다른 경영환경에 직면해 자신의 경영관을 펼쳐나간다. 그 과정에서 겪는 사장과 직원 사이 미묘한 관계 전개가 시청자 눈길을 붙잡는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얼마나 진화되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