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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극장가를 평정하다
2001-07-30

26일 현재 전국 350만, 할리우드 대작들 멀찍이 따돌려

`여름 영화시장은 외화가 독차지한다`는 충무로의 오랜 신화가 막을 내리는 것인가. 유난히 초대형 블록버스터 외화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올 여름 시즌의 중간결산 결과는 한국영화 <신라의 달밤>의 압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봉한 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이 영화는 하루에 서울 2만여명, 전국 5만여명의 관객을 받아들이고 있다.

배급사 시네마서비스 집계에 따르면, 7월26일 현재 서울 130여만명, 전국 350여만명을 동원, <진주만>의 서울 110만명, 전국 230만명 기록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7월 마지막주를 기점으로 38개였던 서울의 스크린 수는 27개로 줄었지만, 지방에서는 58개에서 60개로 오히려 늘어나 당분간 기세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시네마서비스는 이같은 지방 강세를 바탕으로 서울 200만명, 전국 500만명의 관객을 너끈히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신라의 달밤>과 맞설 만한 작품은 <슈렉>과 <쥬라기 공원3> 정도. 애니메이션의 주관객층인 어린이보다 20대 이상의 성인관객을 많이 불러모은 <슈렉>은 개봉 4주째인 지난 주말까지 서울 95만명, 전국 190만명을 동원하고 있다. 수입·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슈렉>이 <라이온 킹>(서울 92만명)이 갖고 있던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기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편 <쥬라기 공원3>는 2주가 채 되지 않은 지난 26일 현재 서울 30만명, 전국 6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충무로에선 <신라의 달밤>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영화로 지난주 개봉한 한국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꼽고 있다. 서울 47개, 전국 139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가운데 개봉 첫날 27일까지 서울에서 8만1천장이 예매돼 <친구>의 7만7천장을 넘어섰으며, 첫날 메가박스, 서울극장 등에선 전회 매진에 가까운 관객의 행렬이 이어져 대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시네마서비스의 이하영 실장은 “여름만 되면 외화를 피해가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올 여름을 계기로 재미있는 작품은 언제든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함께 개봉하는 일본애니메이션의 자존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와 디지털 애니메이션 <파이널 환타지>의 활약도 귀추가 주목된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