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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주선 인터뷰·여행 위법성 논란
2001-08-03

영화제작사가 시사회와 주연배우 인터뷰에 평론가들과 프리랜서 언론인을 참석시키기 위해 항공편, 호텔숙박, 기념품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오랜 관행이 법정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의 `영화홍보 진실을 위한 시민들'(CTMA)이란 단체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민사지법에 주요 영화사들을 상대로 보상적 손해배상과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소장에서 영화사가 영화홍보를 위해 평론자들에게 항공료와 차량, 호텔투숙료, 식사비, 선물가방을 제공한 뒤 호평을 유도함으로써 결국 관객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잘못된 관행의 시정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영화사들도 연방무역위원회(FTC) 규정에 따라 평론자 추천이 판촉 목적에 사용된 경우 재정적 협력자를 모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는 최근 내규를 손질, 정보 제공 차원을 넘어 영화평에 영향을 미치려는 기도를 규정위반으로 규정하고 평론자 허락없이 영화평을 고쳐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영화사들은 시사회나 배우.감독 인터뷰를 주선하고 평론자들이 호평한 경우 이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시카코 트리뷴과 같은 주요 신문은 영화사가 무료 제공하는 시사회나 인터뷰를 가급적 지양하고 자사 비용으로 별도의 취재를 통해 영화기사를 쓰고 있음을 강조한다.

반면 크고 작은 미디어에 영화평을 하는 많은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영화사가 주선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영화평을 쓰기 쉽지 않고 대배우나 감독을 만날 기회가 전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몇몇 영화잡지에 기고하고 있는 평론가 론 브레윙턴은 "나같은 사람이 우리 세대의 위대한 배우들과 어떻게 한자리를 같이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평론자들은 또 영화사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화평이 좋은 것은 아니라며 무료 여행을 대가로 호평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브레윙턴은 "우리는 언론인으로서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화사들도 영화홍보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지만 참석자들에게 좋은 평을 해주도록 요구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널리즘 비판가들은 영화사가 언론인들을 초대할 때 취재와 보도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평이 좋든 나쁘든 그 자체가 홍보가 되기 때문에 돈을 쓰는 것으로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