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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돈의 행방은 어디로...
2001-08-14

최근 제작자가 투자금과 함께 잠적해 사기설이 나돌고 있는 ‘<나티 프로젝트> 사건’이 최근 활황세에 있는 충무로 영화투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나티 프로젝트>는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벨테크 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품으로 현재 잠적중인 대표 이모씨가 주도한 프로젝트였다. 벨테크쪽이 배포했던 보도자료에 따르면, 순제작비 30억원이 드는 이 작품은 대구지역 섬유산업 육성방안인 ‘밀라노 프로젝트’를 배경으로 신 섬유소재 개발을 둘러싼 음모를 그리는 첩보액션영화. 애초 6월20일부터 들어갈 예정이던 이 영화의 촬영은 차일피일 미뤄지다 오는 8월18일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가기로 돼 있었지만, 9일 오전 이 영화에 제작비를 댄 투자자들이 대구의 벨테크 사무실에 몰려와 이씨가 잠적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기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이씨가 올해 초부터 대구를 중심으로 3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100억원대의 투자자금을 모집한 뒤 최근 연락이 두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씨는 <친구>와 부산 등의 관계를 들먹이며 대구를 대표하는 이 영화가 대성공을 거둘 것이며, 월 10% 이상의 고이율 배당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설득했다는 것. 이 영화의 제작 중단은 대부분의 제작진에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 출연키로 계약했던 김정현, 이상인 등 배우들도 시간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셈이다. 김정현의 측근은 “6월 크랭크인 예정이었으나 7월 말이 돼도 연락이 없어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다. 지역방송 등에서 이 영화에 대한 홍보를 했던 우리로선 무엇보다 이미지가 손상됐다는 것이 가장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충무로 관계자들은 이 사건이 최근의 영화에 대한 투자가 과열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해줄지는 모르겠지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특히 이 작품이 영화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자본을 유치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 관계자는 “어느 집단이든 물을 흐리는 몇몇은 존재한다. 한국영화가 호황을 유지하는 한 앞으로도 이같은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