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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소년, 아픈 한마디
2001-08-20

10살난 소년의 `아픈` 한마디에 디즈니가 움찔했다. 스콧 맥과이어라는 어린 면역부전증 환자가 디즈니 회장 마이클 아이즈너에게 보낸 편지 한 구절. "그건 코미디라죠. 하지만 심각한 병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건 우습지 않다고 생각해요."

문제의 코미디는 디즈니의 신작 <버블 보이>(Bubble Boy). 면역부전증(PI)을 앓고 있는 10대 소년이 어린 시절부터 사랑해온 소녀의 결혼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 덮개를 벗어던지고 보호복만을 입은 채 세상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버블 보이` 병은 생체의 면역기구에 장애가 생겨 일어나는 면역부전증의 일종인 중도복합면역부전증(SCIDS)을 일반적으로 이르는 말. 스콧 맥과이어처럼 면역부전증을 앓고 있는 미국 어린이는 50여만명에 이른다. 1980년대 중반 새로운 처치법이 도입되어 환자들은 더이상 플라스틱 덮개 안에서 산다든지 보호복을 입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세균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아주 제한된 생활을 하는 등 상징적인 `덮개` 생활을 하고 있다. "저는 수혈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요. 제가 병원에 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그 심각한 질병을 보면서 웃을 걸 생각하면 정말 슬퍼요."

면역부전증 환자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반대행동에 나서고 있다. 영화 개봉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를 공개적으로 비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하면,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영화 상영금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신문사에 보내자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의 한 관계자는 "그건 로드무비이자 코미디인 영화를 위한 장치일 뿐"이라며 <버블 보이>가 면역부전증 환자를 웃음거리로 삼거나 악의를 품고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버블 보이>는 미국에서 8월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