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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개봉대기작 러프컷 유출, 해킹 피해 연간 25억달러 추산
2001-08-21

할리우드에 해킹 비상이 걸렸다. 최근 워너브러더스의 개봉 대기작 <오션스 일레븐>과 이연걸 주연의 콜럼비아사 영화 <더 원>의 러프컷이 불법 유출돼 인터넷상에 배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제작노트가 일일 뉴스 형식으로 온라인에 퍼져나가고 있다. 이에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해커들의 침공’이라는 제목으로, 할리우드 해킹의 심각성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최신 개봉작의 풀 버전, 촬영중인 작품의 러프컷, 제작노트와 계약 문건, 각종 통계자료, 대본 전문 등 해커들이 노리는 품목도 다양하다고. TV도 영화도 가리지 않는다. 해커들이 이런 일급 기밀에 속하는 고급 자료들을 입수할 수 있는 이유는 대개의 중요 자료들이 컴퓨터를 통해 전송되거나 저장되기 때문. 컴퓨터에 담겨 있는 자료는 무엇이든 해킹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커들은 중소 프로덕션, 현상소, 후반작업 현장, 배우 에이전시, 법률 사무소 등 메이저 스튜디오에 비해 보안이 허술한 곳을 공략한다. 빼돌린 정보와 남의 신용카드 번호를 맞바꾸는 식으로 철저히 돈을 노리는 해킹부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은밀하게 화제의 대중오락을 즐기고 싶어하는 십대들의 해킹까지 그 동기도 다양하다. 문제는 악의가 있든 없든, 돈을 노린 것이든 아니든간에, 이들의 해킹이 할리우드에 연간 25억달러의 손실을 입힌다는 사실이다.

음악계의 41억달러보다는 적은 액수지만, 이는 단순히 해적판 제작과 유통에 머물지 않고, 내부 기밀 유출로 해당 작품과 영화사, 영화인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수치로 환산하기 불가능한 폐해다.

관계자들은 이렇듯 해커들이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이 디지털영화와 VOD의 출현, 그리고 정보 저장과 전송의 디지털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 연예 사업체에서 자사의 보안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고용한 전문 해커의 말을 인용, “해킹의 90%가량은 내부자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경고한다. 해킹당하지 않기 위해선 예방이 최선이지만, 유출된 뒤에는 최초로 배포된 파일의 출처를 빨리 파악해, 더 멀리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