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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내세운 한국영화 잇단 개봉
2001-10-10

「나비」「꽃섬」「라이방」「와이키키브라더스」.

<나비> 예고편 보기

<나비> 뮤직비디오 보기신은경의 `꿇어`라는 호령 소리가 전국 극장가를 강타한 가운데 `스타`를 내세우지는 않지만 탄탄한 연기력과 작품성을 갖춘 한국 영화들이 개봉 채비에 들어갔다.

주로 상처받거나 소외받은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들 영화는 `조폭영화`와 얕은 웃음에 싫증난 관객들에게 모처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개봉하는 문승욱 감독의「나비」와 11월 개봉 예정인 송일곤 감독의「꽃섬」은 스타일나 내용면에서 서로 닮았다.

두 감독 모두 폴란드 우츠 국립영화학교에서 수학한 절친한 선후배 사이라는 점이 작용했을까. 상처와 치유를 다룬 주제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로드무비 형식도 그렇다.

「나비」는 잊고싶은 기억만을 잊게 해준다는 `망각 바이러스`를 찾아 한국에온 독일 교포 안나(김호정)와 납중독에다 임신까지 한 소녀 유키(강혜정), 가족을 찾아다니는 택시운전사(장현성)가 만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꽃섬」은 상처를 지닌 세 여자가 슬픔을 잊게 해준다는 `꽃섬'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망각바이러스`나 `꽃섬`같이 현실에는 존재하지않는 판타지적 설정이 흥미롭다.

두 작품 모두 해외영화제서 먼저 호평을 받은 점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 「나비」는 최근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청동표범상)과 젊은비평가상을거머줬으며,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던「꽃섬」은 `관객상`을 수상했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거친 화면과 낯선 주제를 따라잡기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27일 개봉하는 임순례 감독의 두 번째 영화「와이키키 브러더스」와 11월 3일선보이는 장현수 감독의「라이방」은 모두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와이키키…」는 데뷔작「세친구」(1996)를 통해 상처받거나 꿈과 현실의 모순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의 감성을 담담하게 그려낸 임감독이 4년만에 선보이는 영화. 한 때 최고의 고교밴드의 리더였던 성우는 이제 칠순 잔치에서 인기가수들의 노래나 흉내내는 초라한 30대로 전락했고, 그와 함께 큰 꿈을 꿨던 친구들도 배추나 나르고, 말단 공무원이 돼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영화는 성우가 고향인 수안보에서 희망을 포기한 채 일상에 허덕이는 옛 친구들을 만나 어린 시절의 꿈과 사랑을 회고하는 쓸쓸한 이야기를 담았다.

언뜻 `세친구'의 미래 모습처럼 비춰지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류승범을 비롯해 이얼, 황정민, 오지혜 등 주로 연극 배우 출신들이 출연한다.

밴드가 연주하는 송골매의 `세상만사',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같은 7.80년대 히트곡들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듯. 장현수 감독은「게임의 법칙」「본투킬」「남자의 향기」등 선 굵은 남성 영화를 연출했던 중견 감독. 신작「라이방」에서 세 명의 택시 운전사들을 내세워 답답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진솔하게 담아냈다.

허풍이 심한 의리파 `해곤'과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운전사 `준형', 18살짜리 딸을 둔 `학락'이 그 주인공. 그동안 장감독 영화의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했던 김해곤, 최학락, 조준형 등 주연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영화의 무게를 더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