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파리통신] 거장의 `이유있는` 가벼움
2001-10-18

자크 리베트의 <알게 되리라> 개봉, <르몽드>등 언론에서 호평이어져

지난 10월10일 누벨바그 출신의 노장감독 자크 리베트의 <알게 되리라>(Va Savoir)가 개봉되었다. 이는 올해 같이 칸영화제에 초대되었던 고다르의 <사랑의 찬가>, 칸영화제에서 제외돼 논란을 일으켰다가 결국 베니스영화제에 초대됐던 로메르 감독의 <영국여인과 공작>에 뒤이은 누벨바그 출신 노장감독의 세 번째 개봉작이 된다.

여기에 차이밍량 감독의 누벨바그, 특히 트뤼포 감독에 대한 존경이 저변에 깔린 작품이자, 트뤼포 감독의 영화적 분신이었던 의 장피에르 레오가 우정출연한 <거기 지금 몇시니?>가 같은 시기 개봉해 새삼 누벨바그에 대한 논의를 열어주었다.

집단적인 운동으로서의 누벨바그는 60년대 초에 사라졌지만 그 구성원이었던 감독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비평가들을 가장 놀라게 해주는 작품들을 2∼3년에 하나씩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여전히 가장 혁명적인 영화를 계속 만들고 있는 노익장 장 마리 스트롭과 다니엘 위에의 신작 <노동자, 농민>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창조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올해 74살의 리베트 감독은 로메르 감독과 함께 누벨바그 감독 중에서도 가장 인문학적 교양이 풍요로운 지적인 감독으로 알려졌는데 50년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비평가로 활동할 때 하워드 혹스나 장 르누아르,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을 옹호하기 위해 발표한 글들은 현재까지 여전히 중요한 비평문으로 남아 있다.

첫 장편인 <파리는 우리의 것>(1961)부터 <알게 되리라>까지 리베트 감독 영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영화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유연한 이야기 구조의 중심에 자리잡은 음모, 일반적인 예술 창작의 은유로 등장하는 연극공연장면, 치밀히 계산된 연출과 즉흥연출의 공존 등. <알게 되리라>의 차이점이라면 알랭 레네 감독의 <그 노래를 안다네>를 연상케 하는 ‘가벼움’이다.

마치 어느 연령대에 이른 거장감독이 관객에게 선물을 안겨주는 양 삶과 영화와 연극이 끊임없이 교차되고 순환된다는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르몽드>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이 작품이 인문학적 교양과 영화적인 자산이 총괄된 리베트 감독 영화의 정점을 보여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파리=성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