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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통신] 인민이여, 극장으로
2001-10-24

제1회 독립영상제 민간단체들 참여 활발, 정기적 행사로 자리잡기 기대

지난 9월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베이징영화대학(北京電影學院)에서 열렸던 제1회 독립영상제(首獨立映像節)가 남긴 신선한 여운은 행사가 끝난 지 한달 가까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번 행사는 베이징영화대학 감독과 <남방주말신문>, 베이징 ‘스지엔써’(實踐社)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스지엔써는 영화대학 졸업생과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시네마테크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단지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민간단체. 이런 모임들은 상하이의 ‘01 영화작업실’(電影工作室), 선양의 ‘자유영화’(自由電影), 광저우의 ‘연영회’(緣影會) 등 전국에 퍼져 있으며 많은 작품들을 배출하고 있다.

출품작들은 35mm, 16mm는 물론이고 베타캠, 디지털영화와 컴퓨터그래픽 작품까지 포함되었으며, 1996년 이후 제작한 작품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베이징영화대학 학생들의 작품은 가능하면 배제해 일반 창작인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했다. 전국에서 온 100여편의 작품들 가운데 44편의 작품이 실험단편, 극단편, 다큐멘터리부문의 세 경쟁부문에 출품되었다.

<남방주말신문>에서 낸 후원금 2만위안(300만원 정도)만을 가지고 이런 영상제를 개최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운영요원들이 자원봉사였고 극장은 영화대학에서 무료로 임대해 줬다. 일체의 입장료도 받지 않았으며, 영화상영 전 초대권을 나눠주고 일부는 당일 아침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나눠주었다. 연일 매진으로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은 오랫동안 서서 영화를 감상해야만 했다. 독립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응이 이렇게 대단하리라고는 주최쪽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주최쪽에서는 이 영상제가 어떠한 정치적이고 상업적인 성격도 띠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기자회견은 물론 모든 매스컴과 인터뷰를 거절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이번 활동이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킬까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27일 폐막식과 함께 상영하기로 되어있던 지아장커의 <플랫폼>은 “심의를 거치지 않은 영화는 절대 상영할 수 없다”는 정부의 강경 방침 때문에 상영당일 일정이 변경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영화대학의 교수이자 이번 영상제의 심사위원인 두징춘(杜敬春)은 “중국에서는 영화를 볼 권리와 만들 권리가 없다. 이런 독립영화들은 일부 계층만이 볼 수 있고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영상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함께 보고 교류하기를 바라며 또한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기를 바란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2년에 한번 영상제를 개최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베이징=김필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