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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필름엑스영화제] 신작가주의, <꽃섬>을 선택하다
2001-12-04

필름엑스영화제 폐막, 니르키 타피오바라 감독 유작 상영전 등 관심

‘신작가주의 국제영화제’를 표방하며 지난해 시작된 도쿄필름엑스영화제가 올해도 11월18일부터 26일까지 아흐레에 걸쳐 개최되었다. “유라쿠초에서 영화의 천사를 발견하자!”를 표어로 내세운 올해 행사는 긴자 부근에 있는 오래된 극장가인 유라쿠초의 아사히홀을 메인상영관으로 삼아 거행됐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경쟁, 특별초대작품, 특집상영의 세 부문을 통해 24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경쟁부문에서는 하야시 가나코 필름엑스영화제 디렉터가 “감독의 연령이나 제작편수에 관계없이 신선하고 힘이 있는 작품들”이라고 말하는 10편이 아시아의 6개국에서 선정되었다. 한국 작품으로는 송일곤 감독의 <꽃섬>,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포함되었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5명의 심사위원들은 이들 작품 중에서 최우수작품상으로 <꽃섬>을 뽑았다. 또 심사위원특별상은 이란의 아볼파즐 잘릴리의 감독의 <델바란>이 차지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개최 전부터 유달리 관심을 끌었던 부문은 특집 상영이었다. 첫 번째 특집 상영은 1938년부터 40년까지 제작한 5편만을 남기고 29살의 꽃다운 나이로 사망한 핀란드의 니르키 타피오바라 감독의 유작 3편의 상영전. 상영장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관객이 모여들어 평일인데도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 하나의 특집 상영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양질의 오락영화를 양산해왔지만 해외에는 별로 소개된 적이 없었던 일본의 오카모토 기하치 감독의 작품 상영전이었다. 오후 9시에 시작된 이 상영에도 많은 관객이 왔을 뿐 아니라, 65년 작품인 <피와 모래>는 관객의 투표로 선정되는 도쿄필름엑스 관객상을 수상했다.

상영 횟수가 줄어든 탓에 영화제 전체의 관객동원 수는 1만51명을 기록, 지난해의 성적을 밑돈 것처럼 보였으나 1회 상영당 평균관객 수는 지난해의 1.6배를 기록하는 성황을 이뤘다. 예매 때 이미 매진된 작품도 개막작인 김성수 감독의 <무사>와 폐막작인 난니 모레티 감독의 <아들의 방>을 비롯해 6편이었다. 또 무대인사나 감독과의 대화 외에도 같은 건물 안의 정보센터에서 공개기자회견을 하는 등 관객이 게스트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개최시기가 가깝고 상영작품도 중복됐을 뿐 아니라 우연이지만 심사위원장이 허우샤오시엔이었고, 최우수작품상(부산영화제의 경우 뉴커런츠상)도 나란히 <꽃섬>이 수상한 탓에, 한국에서는 신선한 맛이 떨어지는 영화제로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주최자들의 의지만큼은 올해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도쿄=사토 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