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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제영상축제` 국제영화제 맞나요?
2001-12-11

광주국제영상축제가 행사 홍보부족과 준비 소홀로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광주국제영상축제위원회는 지난 7일 광주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국내외 영화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으며, 지난 9일까지 1500여명이 영화제 상영작을 관람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영화제는 부산·전주·부천시의 영화제와 달리 민간단체가 모든 행사를 주관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해외 신예 감독의 작품 등 142편을 오는 14일까지 광주 4곳의 극장에서 상영하기로 해 국내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이 행사는 다른 국제영화제에 견주어 특색이나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는 데다, 무성의하게 기획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개막식날 광주를 찾은 한 관객은 “부산영화제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보여주고, 부천영화제는 환타지 모험 등으로 차별화했으며, 전주영화제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 대안의 성격이 뚜렷하다”며 “광주는 무슨 특색을 가지고 영화제를 개최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영화광'이라는 네티즌은 “정류장이나 역 어디에도 안내문이 없었고, 어렵게 찾은 극장 입구에는 팸플릿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며 “큰 행사는 시민 홍보가 필수적인데 택시기사들조처 모를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영화제를 관람한 뒤 다른 관객들도 “개막식장에서는 지역 유지들을 안내하느라 급급했다” “<일본곤충기> 상영을 취소하고도, 안내문 하나도 붙어 있지 않았다” “관객과의 대화에 초대된 영화 관계자들의 정보가 없다”는 등 불만을 쏟아놓았다.

광주국제영상축제 조직위원회는 다른 국제영화제에 비해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탓으로 돌렸다. 한 관계자는 심지어 “작품성에선 다른 영화제에 비해 손색이 없는데, 시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아쉽다”고 시민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러나 주최쪽은 “시민들이 `조폭영화'에 길들여져 영화제가 썰렁하다”고 푸념만 해서는 안된다. `저예산 소규모'인 영화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오히려 시민들의 애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 이들의 관심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

광주/정대하 기자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