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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눈에 띄는 `조연들`
2001-12-28

올해의 스크린을 편안하게 만들어준 `빛나는` 조연으로는 기주봉, 공효진 외에 이원종, 유해진, 김수로, 송옥숙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주유소 습격사건>의 자장면 배달부, <반칙왕>의 프로레슬러, <달마야 놀자>의 조폭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김수로는 <화산고>에서 장혁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해 이젠 `조연 전문'이라는 딱지가 어울리지 않는 경우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형사, <반칙왕>에서 박상면의 연습게임 상대 레슬러로 얼굴이 익은 이원종은 <신라의 달밤>에서 영준(이성재)의 조직에 당한 뒤 치사한 복수를 꾀하는 경주 토착 조직의 보수 마천수로 나온다. 천연덕스런 사투리와 뻔뻔한 표정으로 이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은 그는 <달마야 놀자>에서 스님으로 둔갑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97년 극단 목화의 연극배우로 입문한 유해진은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용가리, <무사>에서 도끼를 잘 쓰는 도충으로 나왔으며, <신라의 달밤>에서는 두 조직을 한 번씩 배신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질박한' 외모가 배역의 특징을 저절로 드러내는 그는 새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에서 억울한 용의자로 몰리는 용만으로 등장한다.

여자 조연 가운데는 단연 <라이방>의 송옥숙이 꼽힌다. 탤런트 출신인 송옥숙은 <낙지 먹는 여자> 등 텔레비전 베스트 극장에서 친숙한 연기자다. <학생부군신위> <개 같은 날의 오후> <아름다운 시절> 등 이미 숱한 영화에 출연해 주로 억척스럽거나 강인한 30∼40대 여성의 모습을 연기해온 송옥숙은 <라이방>에선 구멍가게 주인이면서 유한마담인 척 택시기사를 유혹하는, 바람기와 아둔함이 섞인 아줌마역을 능숙하게 소화해냈다.

조연들의 연기가 눈에 띈다는 건 작품을 빚는 손맵시가 좋아졌다는 뜻이다. 올해는 조연 배우들의 폭이 한층 더 넓어진 한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수 기자lee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