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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우가 살인자라고?
2002-01-07

지난 한해 동안 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들었던 이란영화 <칸다하르>가 최근 논란에 휘말렸다. 다름 아니라 <칸다하르>의 출연진 중 한 사람이 20여년 전 이란 외교관을 암살한 살인범이란 것이다. <칸다하르>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 이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란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신작. 캐나다에 사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자살하려는 동생을 구하고자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로,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다룬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영화 출연진의 대부분이 전문배우가 아니었는데, 문제는 미국계 흑인 의사로 나온 하산 탄타이란 인물. <칸다하르> 공식 사이트에서 그는, 1979년 러시아 침공에 맞서 아프가니스탄인들과 함께 싸우기 위해 미국에서 건너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최근 그가 1980년 메릴랜드에서 재미 외교관 알리 아크바 타바타바이를 저격한 데이비드 벨필드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몽고메리 카운티 주립 검사 더글러스 갠슬러는, 그가 이란 호메이니의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한 비판세력이던 타바타바이를 암살한 벨필드, 혹은 다우드 살라후딘과 동일 인물임에 확신한다고 밝혔다. 암살 뒤 캐나다와 스위스를 거쳐 이란에 간 것으로 알려진 벨필드는, 95년 터키에서 <워싱턴 포스트> 와의 인터뷰를 가졌을 때 암살을 시인한 바 있다고. <타임>에 따르면 그는 이란 당국에서 후원하는 영자신문의 편집자였으며, 80년대에 소련에 맞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운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벨필드의 과거에 대해 아는 바 없었다는 마흐말바프는, “난 항상 혼잡한 거리와 불모의 사막에서 배우들을 선택했다. 내 영화에서 연기하는 이들에게 전에 뭘 했는지 묻지도 않고, 영화를 다 찍고 나서 뭘 하는지 따라다니지도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