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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원> 125개 우주에, 나 이외의 나는 용서못해
2002-01-18

홍콩의 무술스타 이연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에스에프 액션 <더 원>은 우주가 하나가 아니라 125개나 되고, 그 각각의 우주에는 나와 똑같은 외모를 지닌 사람이 살고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전직 우주경찰 요원인 율라우(이연걸)는 하나의 에너지가 125개의 우주에 사는 또 다른 나에게 각각 나눠져 있어, 이들을 모두 죽이고 혼자 남게 되면, 절대적 힘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다른 우주의 또 다른 자신을 하나씩 죽여나간다. 영화는 율라우가 123번째의 또 다른 자신을 죽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클로즈 업으로 폴리스란 글자를 한참 비춘 뒤 점점 뒤로 물러나는 화면을 통해 폴리스란 글자를 붙인 경찰 옷의 팔부분 그리고 방어장비와 총으로 무장하는 경찰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어 완전무장을 한 뒤 감옥으로 들어가 죄수를 호송해나오고, 그 죄수가 율라우에게 살해되는 장면이 뒤따른다.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한 음향까지 배경에 깔리지만, 율라우가 자신과 같은 모습의 죄수를 죽이고 도망치는 장면에 이르면 맥이 빠진다. 무언가 있는 듯이 분위기를 잔뜩 몰아가다 결말에 이르면 아무 것도 아닌 그런 허탈함이 이 영화에서는 여러 번 반복된다.영화의 후반부는 율라우가 마지막 남은 124번째의 자신인 게이브를 죽이기 위해 지구로 와 벌이는 싸움으로 채워진다. 이 영화가 가장 큰 매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연걸과 이연걸이 벌이는 격투장면이다. 그러나 와이어 액션과 특수효과의 사용으로 <황비홍> <동방불패> 등 이전 영화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것에 비하면 맨 몸으로 연출하는 이연걸 무술의 묘미는 반감된다.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 한 가지. 율라우는 자신이 홀로 남으면 절대적 힘을 지닌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율라우를 뒤쫓는 우주경찰 로데커 일행은 율라우가 혼자 남게 되면 균형이 깨져 우주가 파괴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감독은 두 사람을 모두 살려둔다. 어쩌자는 것인가. 18일 개봉.신복례 기자bo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