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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의 한국영화들
2002-02-06

세밀한 감정 묘사에 찬사오, 한국에서 오셨어요? 어제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을 봤는데, 환상적이더군요. <고양이를 부탁해>는 내일 볼 거고, <봄날은 간다>는 그 다음날 볼까 생각중이에요.”제3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던 지난 1월27일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아이디카드를 건네며 대뜸 반가운 이야기를 건넸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됐던 한국영화는 장편 6편을 비롯해 모두 20편에 달한다. 경쟁 부문인 VPRO 타이거상 부문에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가, 메인 프로그램 장편부문에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 박기용 감독의 <낙타(들)>, 송일곤 감독의 <꽃섬>이, 메인 프로그램 단편 부문에는 문홍식 감독의 <선영의 편지>, 유선동 감독의 등 10여편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로테르담 관객 앞에 선보인 것.하지만 한국영화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진짜 이유는 작품의 개수가 아니라 질적 수준 때문이었다. 전세계의 평론가부터 영화산업 종사자, 기자, 관객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한국영화`에 대해 비교적 넉넉한 평가를 내렸다.

사전 홍보가 괜찮았던 편인 <고양이를 부탁해>를 비롯해 <봄날은 간다> <수취인불명> 등 한국영화의 상영관은 대부분 매진사태를 기록했고, 매일 결과가 발표되는 관객투표에서도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로테르담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사이먼 필드는 “한국영화의 성장세는 놀랍다. 나도 경쟁에 오른 두편과 여기서 아쉽게 탈락한 박기용 감독의 <낙타(들)> 등 3편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니까. 만약 타이거상을 그중 하나가 받아도 나는 절대 놀라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영화제의 공식 데일리인 <데일리 타이거>는 28일 `한국 호랑이의 재래(再來)`라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한국영화의 산업적, 미학적 성장세를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고양이를 부탁해>는 아시아적 장르인 `학생과 사춘기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봄날은 간다>의 경우 서구인들에게 더욱 쉽게 읽히는 분위기였다. 유트레흐트 대학에서 영화학을 가르치는 클라라 파포트-오딘은 “감정을 세밀히 묘사한 점이 돋보였다. 대사가 많지 않음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어느작품도 본상을 받진 못했다. 다만 <고양이를 부탁해>는 네덜란드평론가 협회(KNF)에 의해 특별언급됐다.▶ 제3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폐막, <야생벌>등 3편 타이거상 수상, <고양이를 부탁해>는 특별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