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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파업 후유증, 1∼2년 더 간다
2002-03-25

할리우드, 아이디어와 자금난으로 슬럼프, 일부 배우ㆍ스탭들은 고수익 누려지난해 여름 작가들과 배우들의 파업 조짐으로 몸살을 앓았던 할리우드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배우들의 파업선포로 무리하게 제작진행된 작품들이 예견된 실패로 치닫고 있고, 당시 페이스를 잃은 제작현장도 쉽사리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지난해의 파업소동이 할리우드에 남긴 것들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파업의 가장 부정적이고도 강력한 여파라면, 파업에 대한 위기감이 스튜디오의 판단기준을 흐려놓은 일일 것이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는 이때 부족한 시간을 초과예산으로 충당하려는 무리수를 두었다. 스튜디오의 제작 스케줄에 비상이 걸린 것은 미국배우조합이 광고주들과 불화를 빚은 2000년 하반기, 배우조합원들이 2001년 여름으로 예정된 스튜디오와의 재계약에도 불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면서다. 스튜디오는 배우들이 파업에 돌입하기 전에 모든 작품을 재빨리 제작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2000년 하반기부터 2001년 4월 사이에 제작된 영화는 모두 200여편. 이중 대다수는 스케줄에 대한 압박으로, 범작 이상의 완성도를 내지 못했다. 100% 파업의 탓은 아니겠지만, <드래곤 플라이> <타임머신> <뱀파이어 퀸>의 부진이 이를 방증한다. <스콜피온 킹>도 제작스케줄이 빠듯해 문제가 된 경우. 후반작업 단계에 <미이라> 시리즈의 감독 스티븐 소머즈를 작가로 투입, 액션 시퀀스를 다시 쓰고 재촬영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다리 여덟의 괴물>도 촬영기간이 줄어든 탓인지 스튜디오의 ‘내놓은 자식’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물론 암흑과 혼돈의 시기에도 성공은 있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오션스 일레븐> <금발이 너무해> <로얄 테넌바움> <뷰티풀 마인드> 등은 감독의 연출력과 스튜디오의 든든한 지원으로,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들. 파업의 덕을 본 이들도 적지 않다. 영화제작의 이상 열풍으로, 인력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졌고, 배우와 스탭들은 한껏 몸값을 올릴 수 있었다. 이 기간에 주연급 배우들의 개런티는 적게는 10∼20%, 많게는 25∼50%가 상승했다.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수잔 서랜던, 벤 애플렉, 케이트 블란쳇 등은 2∼4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인기 작가들은 단순한 각색작업만으로도 일주일에 25만달러씩 벌어들이기도 했다. 특수효과 등 테크니컬 파트 스탭들의 경우도 일손이 바빠지고 몸값이 올라갔다.파업위기는 모면했지만, 파업시국의 인플레이션은 곧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해 봄에 여러 편의 작품을 동시에 제작진행하던 각 스튜디오들이 하반기부터 아이디어와 자금난으로 슬럼프에 빠진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LA지역의 영화제작편수는 평균치의 37%를 웃돌았지만, 하반기에는 평균치의 54%가량 하락하며, 엄청난 낙폭을 보였다. 이는 곧 영화 관련 스탭들의 실직사태로 이어졌으며, 그 여파는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스튜디오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파업의 영향을 부인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파업사태 이후로는 제작 착수에 앞서 전보다 100배 이상 고민한다”고 귀띔한다. <버라이어티>는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할리우드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앞으로 1∼2년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박은영